[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주도하는 창업주 장병규, 크래프톤 최대 감점요소[총평]①255점 만점 중 176점, 6개 항목평가 중 참여도 최고점
이돈섭 기자공개 2024-09-11 08:16:0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08: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가총액 16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게임회사 크래프톤은 이사회 멤버 구성과 참여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사외이사를 기용해 이사회 면면을 다채롭게 구축했으며 이사회를 구성 멤버들도 경영 활동에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항목 역시 양호한 성적표를 내면서 이목을 끌었다.하지만 창업주인 오너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장 의장이 사외이사 후보 선임 과정에도 직접 관여하고 있는 점도 평가 점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감사위원인 사외이사의 경우 모두 공인회계사 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점도 부담 요소였다.
◇ 참여도 항목 점수 가장 높아…교육 참여도 활발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을 6개 공통지표에 기반해 이사회 면면을 평가한 결과 크래프톤 점수는 255점 만점에 176점이었다.
최고점을 받은 지표는 이사회 참여도 항목이었다. 이사회 참여도 항목은 8개 문항으로 구성했는데 문항당 평균 4.1점(5점 만점)을 기록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높은 이사회 출석률이다. 작년 한해 11차례 개최된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5명의 평균 출석률은 92.5%였다. 평균 출석률이 90% 이상이면 만점을 부여한다.
이사들에게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총 6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5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주제는 딥러닝과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 소개부터 북미 콘솔 시장과 IP 강화 전략, 투자 내역과 향후 방향성 등 기업 활동 분석 등 다양했다. 교육은 2~3분기 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감사위원회를 위한 지원조직을 구성하고 매 분기 감사위원회 구성원들에게 교육을 제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감사위원회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직은 경영진단실로 임원급 실장 1명과 직원 6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조직은 작년 한해 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외이사 3명을 대상으로 총 7번의 교육을 실시했다.
구성 항목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의 경우 모두 평균 3.4점을 받았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71% 수준으로 과반수 이상을 초과 달성한 점과 BSM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점, 이사회 지원조직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이 호평을 받았다. 이사회 면면을 평가하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활동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창업주 주도 이사회 감점 요소…사추위도 직접 참여
견제기능 항목은 문항 당 평균 3.3점을 기록했다. 여은정·정보라·백양희 등 감사위원 3명이 모두 회계사 자격을 보유하지 않아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내부거래를 감시하는 기구가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다는 점도 타사 대비 이사회 견제기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파악됐다.
사추위가 별도의 자문단을 구성하지 않은 점도 평균치를 낮추는 데 일조했다. 크래프톤은 장병규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이수경 백양희 사외이사 2명 등 총 3명의 이사로 사추위를 구성하고 자체적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낸다. 크래프톤 이사회는 작년 한해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진 회의를 총 8차례 개최, 회의 개최 빈도가 비교적 낮았다.
구성 측면에서 창업주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이사회를 직접 이끌고 있는 점이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장병규 의장의 지분율은 14.75%. 개인주주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오너와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근무하는 경우 이사회 독립성 차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경영성과 항목의 경우 3.2점을 받았다.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률과 자기자본 이익률(ROE) 등이 코스피 시총 100개 기업 평균치를 크게 웃돌면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배당수익률 등이 기업 평균치에 미달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2021년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은 현재까지 현금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수립, 매년 전년도 잉여현금흐름에서 투자금액을 제외한 금액의 40% 한도 내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고 현금배당 안을 검토한다는 설명이다. 작년 한해 연결 영업이익은 7680억원. 1년 전과 비교해 2.2% 성장했다. 지난해 말 자산총액은 6조4405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15.9%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이돈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밸류업 사각지대
- [거버넌스 리빌딩]인탑스 2세 오너십 구축 관건…이익 터널링 비판도
- [이슈 & 보드]견제장치 없는 푸드나무 이사회, 새주인 맞아 전면개편
- [거버넌스 리빌딩]부상하는 3세 체제…대원산업 저평가 둘러싼 논란
- [거버넌스 리빌딩]삼영전자, 창업주+일본계 거버넌스 순항 끝 결말은
- [거버넌스 리빌딩]'현상유지 경영' 모토닉…3세에 거는 기대감
- [거버넌스 리빌딩]신도리코, 몸집보다 큰 현금성 자산…승계도 관건
- [thebell interview]"외국인 기용으로 이사회 다양성 업그레이드"
- [2024 이사회 평가]영원무역홀딩스, 이사회 명과암 뚜렷…정보접근성 호평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트럼프통' 영입한 삼성전자…향후 행보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