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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S 퇴직연금 진출 가시화…대통령 개혁안 포함 유력 '푸른씨앗' 가입대상 100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 가능성

이돈섭 기자/ 황원지 기자공개 2024-08-27 14:39:0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4:38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할 것으로 예정돼 있는 연금 개혁안에 국민연금에 퇴직연금 사업자 지위를 부여,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과 함께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 퇴직연금 제도의 가입 범위도 한층 확대하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복수의 정부부처가 국민연금공단에 퇴직연금 사업자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 퇴직연금 적립금을 직접 유치하고 해당 재원을 국민연금기금에 통합해 함께 운용한다는 내용이 정책의 골자다.

중소기업 퇴직연금 제도 푸른씨앗의 가입 범위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상시근로자 30인 이하 사업장이 푸른씨앗에 가입할 수 있지만, 가입 대상을 상시근로자 100인 이하로 확대한다는 것. 푸른씨앗의 운용주체인 근로복지공단의 행보가 확대될 수 있다. 27일 현재 푸른씨앗 적립금액은 6900억원 정도다.

국민연금공단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과 푸른씨앗의 가입대상 확대 시도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확대한다는 의미다. 퇴직연금 운용 방식에는 기금형과 계약형이 있다. 지금처럼 가입자가 직접 퇴직연금 사업자와 계약을 맺는 게 계약형, 국민연금과 같은 기금이 적립금 관리 및 운용을 대리해 퇴직연금 사업자를 상대하는 구조가 기금형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기금형 운용기관이 없었으나, 이번 개혁을 통해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과 함께 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운용을 유도하고 만성적 수익률 부진 이슈를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득대체율을 높여 연금의 기능성을 높이는 효과도 노린다.

해당 내용은 이번 주 예정돼 있는 대통령 국민연금 개혁안 내용에 정부안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해당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푸른씨앗 주관 부서인 고용노동부와 국민연금을 주관하는 보건복지부, 연금개혁을 주도하는 기획재정부 등이 대립하고 있었지만 대통령실 주도로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그간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확대안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왔다. 사적연금 시장에 공적연금 주체를 끌어들이면 시장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실제 최근까지 이해관계가 있는 협회들과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시장 진입에 반대하는 논리를 구축하고 있었는데, 이달 중순께 논의를 일제히 중지한 상태다.

보건복지부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국민연금 재원 고갈 이슈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퇴직연금 적립금을 일부 끌어들임으로써 국민연금 고갈 이슈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경제구조개혁국 내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 전담 사무관을 두고 퇴직연금 의무화 논의 등 관련 주제를 꾸준히 주도해 왔다.

문제는 두 사안 모두 현행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르면 퇴직연금사업자는 투자매매, 투자중개업자 또는 집합투자업자, 보험회사, 은행,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만 가능하다. 공단의 경우 상시 30명 이하의 근로자 사업장의 자금을 받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거나, 푸른씨앗이 가입대상을 확대하려면 모두 퇴직급여법이 개정돼야 한다.

개정 과정에서 정부안이 다소 후퇴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여야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관련 정책을 발표한다고 해도 100% 반영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퇴직연금 시장 참여를 사적연금과 공적연금을 섞으면 관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국민연금과 경쟁한다는 자체가 아이러니"라면서 "사기업으로 쌓아온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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