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화재방지 기술기업]민테크, 'EIS-BMS' 게임 체인저 준비국내 배터리 진단 시장 90% 장악, 상용화 시간소요 예상
성상우 기자공개 2024-09-12 09:04:25
[편집자주]
배터리 화재방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사고 이후, 현 수준의 기술만으로는 열폭주를 방지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간 신기술 확보를 위해 내공을 쌓아둔 코스닥사는 주가 뿐만 아니라 사업성 측면에서도 전환기를 마련한 셈이다. 더벨이 배터리 화재방지 비기를 보유한 '게임 체인저'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 화재 사태와 맞물려 민테크가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배경엔 배터리의 상태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실시간 진단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이 있다.다양한 경우의 임피던스 변화를 통해 배터리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임피던스는 교류 전류 또는 전압을 인가했을 때 나오는 전자·전하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분의 총합이다. 전류의 저항 수치를 계산해 몸 안의 성분을 측정하는 체성분 분석과 같은 원리다. 민테크는 이를 임피던스 분광법(EIS, 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이라고 칭한다.
EIS 방식의 배터리 진단은 기존 진단 시스템 대비 확실한 강점이 있다는 게 시장 평가다. 기존 1~2세대 진단 장비에선 최소 8시간에서 최대 3일까지 소요됐던 진단 시간을 15분 이내로 줄였다. 한번에 100만원까지 들여야 했던 진단 비용도 민테크의 신속 진단시스템에선 10만원선에서 가능하다. 그러면서도 미세 성능 차이를 검출해낼 수 있고 미세 결함 유형 구분이 가능해 품질 문제를 정밀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테크는 EIS를 앞세워 국내 배터리 진단 시장의 90%를 장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굴지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외를 통틀어 EIS를 활용한 배터리 진단 기술이나 진단 제품을 상용화한 기업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EIS를 적용한 △올인원 배터리 진단시스템(ABT) △임피던스 분석기(MBT) 등의 배터리 진단시스템이 주력 제품이다. 지난해 이 부문에서만 전체 중 70%의 매출이 나왔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배터리 진단시스템 매출 비중은 30%대로 줄었다. 그 공백을 충방전검사 장비가 메웠다. 지난해까지 10% 안팎이었던 이 부문 매출 비중은 올해 65%까지 올라왔다. 충방전용량법, 직류출력법, 절연저항, 셀 전압 및 온도 등을 통해 다양한 계측 결과를 제공한다는 게 민테크 기술의 강점이다.
다만 이 진단 시스템이 배터리 화재 방지 기술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EIS가 자체적으로 배터리에 이상 징후가 생겼을 경우 알려주고 조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을 가진 것은 맞지만 배터리 화재 방지에 특화된 기술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저비용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국내 유일의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은 상당한 경쟁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 민테크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EIS를 탑재한 ‘EIS-BMS' 개발에 나선 이유다.
EIS-BMS가 상용화될 경우 민테크는 배터리 화재방지 부문의 대표 기업으로 부각될 수 있다. EIS 기반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제조 불량이나 내부 단락을 비롯해 과충전과 과방전, 열 노출, 침수 충격 등에 대한 진단까지 BMS를 통해 실시간으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기존 BMS 기능을 고도화하고 안전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성이다. 배터리 안전 진단 신뢰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고 BMS 수시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의성도 높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기차 화재 종합대책 중 하나로 언급됐던 ‘전기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개선’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다만 시간은 조금 더 걸릴 수 있다. 민테크 측은 지난해 참가한 ‘배터리데이 2023’에서 EIS와 BMS를 결합한 전기차 배터리 진단시스템을 올해부터 공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아직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 역시 이를 의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테크는 다른 배터리 화재 관련 수혜주들과 마찬가지로 지난달 초 주가 급등을 누렸지만 이달 들어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한 상태다.
회사 측 관계자는 “(EIS-BMS는)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인데 언제 딱 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면서 “EIS와 BMS가 탑재된 원칩을 하드웨어적으로 개발해야 하는데 비용 문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문제가 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BMS 고도화라고 하는 게 결국 사용 중인 배터리 데이터를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문제가 있나 없나를 체크하고 문제의 소지가 보이면 워닝을 해주고 교체를 하든 점검을 하든 어떤 액션을 취하게끔 하는 방향성”이라며 “민테크가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솔루션을 이미 갖고 있는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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