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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화재방지 기술기업]나노팀, 열폭주 차단 '6000억 시장' 정조준글로벌 브랜드 협의, 내년 양산 진입 '세몰이'

조영갑 기자공개 2024-08-29 08:50:16

[편집자주]

배터리 화재방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사고 이후, 현 수준의 기술만으로는 열폭주를 방지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간 신기술 확보를 위해 내공을 쌓아둔 코스닥사는 주가 뿐만 아니라 사업성 측면에서도 전환기를 마련한 셈이다. 더벨이 배터리 화재방지 비기를 보유한 '게임 체인저'들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노팀이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열폭주차단패드'는 배터리 화재를 유발하는 이른바 열폭주 현상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배터리 안전의 대명사격 지위를 다지면서 2030년까지 약 6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관련 시장을 석권한다는 포부를 세우고 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EV 배터리 포비아'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도 나노팀에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전망이다. 나노팀은 현대차그룹, 국내 배터리 제조사 등과 끈끈한 협업 관계를 맺고 있는 벤더사다. 배터리팩, ICCU, OBC 등 전기차의 핵심부품에 갭필러, 갭패드 등을 공급하면서 매출의 상당액을 올리고 있다. 중국산 대신 국산 배터리가 중용될수록 열폭주차단패드, 소화액 등의 킬러아이템 공급 역시 늘어날 수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노팀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등과 협업, 열폭주차단패드 시제품을 공급하는 등 양산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고객사들이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 'EV 캐즘'을 돌파하기 위해 안전 소재를 광범위하게 채택하는 트렌드에 맞춰 나노팀의 존재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방 투자에 따라 양산 공급 일정이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전언이다.

나노팀은 국내 완성차 고객사가 고도화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의 첫 플래그십 SUV 모델에 열폭주차단패드를 공급하기로 하고, 현재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향 양산 공급은 2026년께 진행될 전망이다. 확정된 국내향 양산 공급을 축으로 내년부터 글로벌향 양산 공급에 속도를 내 EV 모빌리티 소재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열폭주차단패드는 주종인 NCM(니켈, 카드뮴, 망간) 리튬이온 전지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안전성(화재, 폭발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다. 배터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집적돼 있는 셀과 셀에 연쇄적으로 불이 붙어 고열(열폭주)이 발생, 폭발 위험성이 커지는데 차단패드를 적용하면 열폭주에 따른 폭발을 차단할 수 있다. 특정 조건 하에서 완전 차단인 'NP(Non Propagation)'를 달성하기도 했다. 잠재 경쟁사인 미국 아스펜에어로겔(Aspen Aerogels) 대비 월등한 성능을 인정 받고 있다. 여기에 나노팀은 소화액 까지 개발, 화재 발생 즉시 차단과 진화를 동시 완료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미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시제품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면서 소액의 관련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고객사는 글로벌 배터리 S사다. S사는 올 상반기 나노팀과 잇따라 미팅을 갖고, 열폭주차단패드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향 배터리에 탑재하기 위한 기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나노팀은 약 10억원 가량의 시제품 물량 주문을 받고, 대응팀을 가동해 해당 물량을 S사 북미 거점에 공급하고 있다. 소량의 매출액이 올 반기에 산입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F사의 시제품 의뢰를 받고, 이 역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F사는 열폭주차단패드와 관련 매우 까다로운 물성 스펙과 시제품 납기를 요청했으나 나노팀 내부에서 최근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향후 협업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가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는 모듈 사이에 있는 차단패드가 연성을 띄고 있으나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패드가 경성으로 변해 열폭주를 차단하는 물성을 고객사가 요구했고, 이를 나노팀 R&D 파트에서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소재 F사 역시 최근 나노팀의 시제품을 받아 보고, '고무적(excited)'이라는 의견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열폭주차단패드 샘플.

나노팀 내부에서는 2030년까지 EV 관련 열폭주차단패드 시장 크기를 약 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고객사 투자 계획 등을 종합한 보수적인 수치다. 캐즘 현상이 조기에 종식되고, 각국의 정책적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파이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우선 국내 완성차 고객사가 2세대 플랫폼 플래그십부터 패드를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경쟁 브랜드 역시 앞다퉈 도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양산 구간에 진입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아스펜에어로겔 대비 압도적인 가성비 역시 나노팀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스펜이 현재 EV 대당 한화 기준 약 150만원에 차단패드를 공급하고 있는데, 나노팀은 이 절반 수준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차단 성능 역시 우수해 양산만 된다면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노팀은 차단패드와 소화액 시스템을 동시 공급해 ASP(공급단가)를 끌어올리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향 단가 협의는 국내 브랜드보다 더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이익률도 높다.

나노팀은 양산을 위해 울산에 열폭주차단패드 전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유상증자 공모를 진행하면서 조달한 267억원 중 136억원을 포함, 내부 유동자금 300억원을 투입한 설비다. 자체 설계한 자동화 설비로 생산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매출액 기준 연 2000억원 수준의 캐파다. 주요 고객사가 울산에 EV 플랫폼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향 대응 설비인 동시에 글로벌 전진기지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시운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양산 가동에 나설 전망이다.

최윤성 나노팀 대표는 "고객사 명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고객사들과 차단패드 관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을 기점으로 양산구간에 진입해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라면서 "글로벌 모빌리티 소재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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