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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그룹 상장사 점검]크레오에스지, 신약 개발 뒷심 받쳐줄 본업 여력 '글쎄'외형 축소·수익성 악화, 부동산 임대업 재무부담

양귀남 기자공개 2024-09-23 08:52:23

[편집자주]

큐로그룹은 큐로홀딩스를 필두로 약 40여개의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그간 다양한 상장사를 인수한 덕에 외형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계열사 상당수는 코스닥에 집중돼 있다. 업종분포는 바이오부터 엔터테인먼트, 자동차 등 상당히 다양한 편이다. 더벨이 큐로그룹 계열사의 사업현황을 비롯해 재무구조, 향후 비전 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레오에스지가 신약개발을 꾸준히 추진하려면 여타 사업부서에서 실적을 견인해줄 필요가 있다. 솔루션사업부와 유통사업부가 버팀목이 되어줘야 하지만 신약개발을 뒷받침해주기에는 역부족인 편이다. 새로 시작한 부동산 임대업 역시 재무부담을 높였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레오에스지는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39억원, 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감소했고 손실 수준은 증가했다.


크레오에스지는 매출액 중 대부분이 솔루션 사업부에서 나오고 있다. 은행 계정계시스템 뱅스의 사업자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융컨설팅,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중 99.7%가 솔루션 사업에서 발생했다.

별도로 유통 사업부와 신약 개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적이 사실상 전무하다. 유통 사업부에서는 컴퓨터, 주변기기를 유통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3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9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유통 사업부 매출액은 0원이다.

크레오에스지는 본업에서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적자만 10년 넘게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도 1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반기 실적을 감안하면 하반기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신약개발 투자까지 이뤄진 탓에 회사의 기초 체력은 약해졌다. 큐로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꾸준히 이뤄졌지만 회사 곳간은 빠르게 말라갔다.

지난 2019년부터 자본금이 자본총계를 앞서는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자본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자본총계가 감소하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손금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1974억원이 쌓여있다.

올해 초에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신규로 부동산 운영 사업을 진행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310억원을 주고 양수했다. 크레오에스지는 영업이익 개선과 투자수익을 위해 부동산을 양수했다고 밝혔다.

자회사 크레오에스테이트를 설립해 크레오에스지가 76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대금은 부채를 일으켜 납입했다. 자회사만 꼈을 뿐 사실상 크레오에스지가 빚을 져 매입한 구도다. 부채비율도 상승했다.

부동산 양수를 통해 상반기 1억3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다만 이후에 부동산 사업에서 매출의 지속적인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해당 부동산에 크레오에스지 연구소가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신약개발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부 체력만으로는 임상 3상은 물론 신약 출시까지 버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속적으로 외부 투자, 자금 유치에 의존해야 하는 셈이다.

크레오에스지는 에이즈 백신 개발에 이미 십수년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임상 2상에 머물러 있다. 이번에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300억원을 조달하지만 이마저도 임상 2상을 위한 자금이다. 3상까지 완료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 기정사실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이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며 "혹시나 신약 개발이 어려워지더라도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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