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밸류업 점검]당분간 지속될 후한 '배당 인심'③구광모 회장 취임 후 배당지급 매년 늘어…자회사 지분 추가 확보, 기조 이어갈 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09-13 08:19:51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LG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가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으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은 건 비교적 최근이다. 이전에는 배당 정책이 주주환원책의 핵심이었다.㈜LG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배당 지급액을 꾸준히 늘려왔다. 2022년에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 수입 내에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천장'까지 없앴다. ㈜LG 배당금 확대는 일반 주주들에 희소식이었지만 경영권 지분 승계로 상속세를 내야 했던 구 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2017년 ㈜LG의 배당 지급액은 2287억원이었다. 주당 배당금은 1300원(보통주 기준)이었다. 배당성향은 53%다. 조정 당기순이익의 절반가량을 배당금 지급에 썼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구 회장이 그룹 4대 회장에 오른 2018년에 주당 배당금이 2000원으로 확 뛰었다. 주당 배당금이 전년 대비 53% 뛰는 건 드문 사례다. 그해 ㈜LG는 배당금 지급에 3517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LG가 자회사로부터 거둔 배당 수입은 3056억원이었다. 배당 지출이 배당금 수익을 넘어선 셈이다. 그해 ㈜LG의 배당 수입 대비 지급률은 115%였다.
2018년 구 회장의 ㈜LG 지분이 15%였던 점을 고려하면 그가 수령한 배당금은 500억원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소득에 대한 최대 세율 45% 적용 시 구 회장이 실질적으로 손에 쥔 현금은 200억원대다.
당시 투자업계 일각에선 구 회장의 상속세 납부와 관련이 있다고 봤다. 구 회장은 고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 11.3% 중 8.8%를 상속받아 상속세 7134억원을 내야 했다. 한 번에 납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액수라 구 회장을 포함한 상속인들은 2023년까지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안을 택했다. 당시 구 회장 측이 1차 납부한 상속세 규모만 1500억원에 달했다.
이후에도 ㈜LG의 배당금은 우상향했다. 2018년 2000원이었던 주당 배당금은 △2019년 2200원 △ 2020년 2500원 △2021년 2800원 △2022년 3000원 △2023년 310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2019년 3869억원이던 연간 배당 지급액은 지난해 483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LG의 배당 수입은 5389억원이었다. 배당금 수익의 90%를 배당 지출에 썼다는 의미다. 배당성향은 60%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그 사이 배당금 지급 한도도 없앴다. 2022년에 기존 배당정책에서 '배당금 수익을 한도로'라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자회사 이익이 일시적으로 변동하더라도 유연하게 배당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LG의 배당금 확대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내년 3월 31일에 LG전자 주식 203만4587주(2000억원 규모)를, LG화학 주식 95만6937주(3000억원 규모)를 매입한다. 배당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LG화학은 LG유플러스와 함께 그간 ㈜LG의 배당수익 확대에 크게 기여한 계열사다. LG화학은 2020년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후 배당 규모를 큰 폭으로 늘려왔다. 당시 성장 사업이던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탓에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고 LG화학은 주주환원 차원에서 배당 확대 카드를 꺼냈다. 2020년 ㈜LG의 배당 수입이 6000억원을 넘을 수 있었던 건 LG화학 덕분이었다. 그러나 LG화학은 지난해 실적 저하로 배당 규모를 2022년 대비 65% 축소했다.
LG전자는 이를 상쇄할 기대주로 손꼽힌다. LG전자는 오는 4분기에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배당 확대, B2B 사업 강화, 플랫폼 서비스 확대, 투자자 소통 강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요즘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활동에 진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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