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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중소형 증권사]PF '부메랑' 상상인증권, '늘어난' 요주의자산 리스크2년만에 충당금 5배 적립, 상반기 누적적자 기록…FICC 신용위험도 부각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23 13:08:18

[편집자주]

iM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은 2024년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들이다. 이들 증권사는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하우스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금융 관련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각 사업부문별 실적 약화가 적자 전환의 배경으로 여겨진다. 증권 업황 악화를 버티던 중소형 증권사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는 만큼 각 하우스별 특징을 더벨이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증권이 상반기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상상인그룹으로 편입될 당시 부동산금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수익을 추구했던 점이 부메랑이 된 셈이다. 최근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익성도 떨어진 데다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불안감에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적자 국면이 심화된 양상이다.

작년부터 부동산금융을 대체할 신사업으로 추진해오던 FICC 운용 비즈니스 신용위험도 남아있다. 단기적으로 운용규모를 확대하며 수익을 빠르게 내는데는 성공했지만, 그로인해 조정 레버리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올들어선 인건비, 신사업 추진 비용 부담까지 가중되며 전반적 수익성 지표들이 하락했다.

◇부동산금융 역풍, 요주의이하자산 리스크에 충당금 급증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은 올해 2분기 1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적자를 낸 다올투자증권(-176억원), BNK투자증권(-65억원)과 비교해도 손실폭이 컸다. 특히 반기 기준으로도 적자를 시현했다. iM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 4개 하우스가 올 상반기 순손실을 냈다.

가장 큰 원인은 부동산PF 충당금이다. 상상인증권은 상상인그룹으로 편입됐을 2019년부터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해 온 하우스다. 상상인증권은 전신인 골든브릿지증권 시절부터 특출난 비즈니스가 없었다. 초대 CEO를 맡았던 이명수 전 대표 입장에선 가장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기 시작했다.
(출처=상상인증권)
그 결과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자기자본의 약 33%까지 늘어난 상태다. 전체 부동산금융 자산 중 대부분은 부동산PF 대출이다. 브릿지·토지담보 익스포져는 약 42%에 달한다. 중후순위 비중은 부동산금융 중 약 82%를 차지한다. 총 자산이 지난 2022년 말 6003억원에서 올해 3월 말 2조2430억원까지 불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확대도 빠르게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2020년, 2021년만 하더라도 영업순수익이 판관비를 크게 뛰어넘었다.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는 각각 119%, 157%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엔 영업 순수익 커버리지가 100% 수준에 머물면서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당금 적립액 규모도 빠르게 증가했다. 올 5월부터 정부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적용한 점도 한 몫한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58억원 수준을 쌓던 수준에서 작년 말 115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282억원까지 확대했다. 2년 사이 약 5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이는 요주의이하 자산 증가와 궤를 함께 한다. 같은 기간 요주의이하 자산은 122억원에서 250억원, 533억원으로 크게 비례해 늘었다. 전체 자기자본에서 순요주의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11.8%까지 치솟았다. 과거 한자리수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출처=상상인증권)

◇FICC 적극적 레버리징, 조정레버리지 2.5배 → 10.5배

상상인증권의 FICC(채권·외환·상품) 비즈니스의 잠재적인 신용위험도 주목할 만하다. 증권사 운영 채권의 경우 국공채 등 우량 신용등급의 채권이 주를 이루고 있어 위험 익스포져로 분류하지 않는다. 다만 상상인증권은 단기간 양적 확대를 꾀하면서 모니터링이 필요해졌다.

상상인증권은 단기간 FICC 취급액을 늘리면서 조정레버리지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 2022년 말 2.5배에서 올해 3월 10.5배까지 확대됐다. 레버리지 배율이 높을수록 부채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 확장에 따른 자연스런 수순이기도 하다. 작년부터 상상인증권은 부동산금융을 대체할 신사업으로 FICC를 점찍고 비즈니스를 확대해왔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내 에이스 채권운용 조직을 통으로 스카웃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러한 신용위험을 감내하는 채권운용 전략은 당장은 문제될게 없다.

다만 예상치 못한 손실이 확대될 경우 재무 완충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실제로 현재도 회사채 A등급 이하 취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사업 확장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건전성 뿐 아니라 최근엔 수익성 지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2년 말 1.6% 수준에서 2024년 6월에는 -19.1%로 급하락했다. 해당기간 투자중개, IB, 자기매매 및 운용 등 사업 전반에서 수익성이 급감한 영향이다.

지난 1년 인력도 두배 넘게 늘리면서 불어난 인건비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수수료 수익도 올해 6월 말 177억원에 그쳤다. 지난 2022년 말 226억원에 비해 22%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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