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해외법인, 조달 압박 속 돌파구 '협력 투자'⑤총차입금 전년 대비 17%↑…"적자 법인 통폐합도 논의"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30 08:29:46
[편집자주]
포스코를 둘러싼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먹구름이 지나가길 간절히 기다리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철강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드문데 시장에 중국산 철강재가 넘쳐난다. 포스코가 처음 연간 순손실을 냈던 2010년대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먹구름은 언제 걷힐까. 일단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포스코는 구조조정과 재정비에 나서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더벨은 포스코의 현황과 위기 극복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는 해외에만 약 40개의 법인을 두고 있다. 이들 법인은 단순 판매와 유통을 넘어 직접 철강 생산을 담당하는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본사가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이들은 시장 공략과 조강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로 조달 수요가 늘고 있다. 인위적 조정이 어려운 만큼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합작 투자와 제품 믹스 개선을 핵심 돌파구로 삼고 있다.
◇총차입금 17%↑…실적 기반의 재원 마련 쉽지 않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9조 8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했다.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상황이 달랐다. 32개 종속법인을 포함한 포스코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2조8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본사가 외부 차입을 줄이는 동안 종속법인들은 활발히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철강 시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외부 조달을 늘리는 식으로 자금 소요에 대응 중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재 500만톤(t) 규모인 해외 조강 생산 능력을 2030년까지 두 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성장 지역 투자까지 포함해 인도, 인도네시아, 미국, 호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계획해뒀다. 포스코는 약 3년 전 해외법인 투자에 약 107억달러(14조82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들이 실적을 기반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해외 철강 사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40억원에 불과했다. 2021년의 1조4740억원에서 크게 감소했다. 철강 시황 회복 시점이 불확실해 투자 재원을 영업에서 충당할 수 있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해외법인들의 조달 수요가 포스코의 재무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54%, 차입금 의존도는 26%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포인트와 2%포인트 증가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부채비율 200% 이하와 차입금 의존도 30% 이하의 기준을 여전히 충족하고 있다.
◇파트너 유치해 투자 부담 낮춰…"적자 법인 통폐합도 논의"
차입을 일부러 줄여나가는 식의 인위적 조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지에서 철강 자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새 시장을 개척하거나 수요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외 법인들에는 투자와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국내 본사의 경우 내년 6월부터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착공할 예정이다. 저수익 사업 120개를 정리해 2년 내 2조6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수십조원에 이르는 현금 유출이 불가피해진다. 본사 차원의 지원도 제한될 가능성이 커 해외법인이 재무 활동을 한층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할 공산이 크다.
다행히 기초 시설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주요 해외법인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재작년과 작년에 걸쳐 총 6000억원 규모의 신열연 투자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상공정 투자를 추진 중인 인도와 미국에서는 현지 업체와의 합작 투자 방식으로 자금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호주에서는 에너지 파트너사와의 투자 협력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파트너사 유치 외에도 제품 믹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안정한 시황에 맞춰 생산 체제를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고부가 제품 가공 및 판매 비중을 확대해 최대한의 수익을 내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튀르키예 법인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가공·판매에 주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유럽 내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이 친환경 철강재 수요가 높아 포스코의 친환경 제품 판매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라며 "구조적으로 적자 법인을 통폐합하는 방식의 효율화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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