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위기 돌파 전략]앞으로 6년 '투자 분수령'…탈탄소 전환 여력은④하이렉스·전기로·수소저장 설비 도입…손실 나는 해외 법인 정리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25 08:14:34
[편집자주]
포스코를 둘러싼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먹구름이 지나가길 간절히 기다리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철강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드문데 시장에 중국산 철강재가 넘쳐난다. 포스코가 처음 연간 순손실을 냈던 2010년대에 버금가는 위기가 올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먹구름은 언제 걷힐까. 일단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포스코는 구조조정과 재정비에 나서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더벨은 포스코의 현황과 위기 극복 전략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5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항제철소를 수소환원제철소로 전환하는 데만 20조원이 필요하다.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장기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일각에서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철강 업황이 언제 다시 예전처럼 회복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성장 둔화로 인해 포스코의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당장 내년 중순부터 설비 투자가 본격화하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 여력을 키울 방안을 찾아야 할 판국이다.
◇20조 투자, 향후 6년에 집중
4년 전, 포스코는 기존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용 유동환원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 철강사로는 최초의 발표였다. 앞으로 2030년까지 기술 상용화 검증을 완료하고 2050년까지는 모든 설비 전환 작업을 마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문제는 돈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소로 전환하는 동안 전기로를 신설해 생산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전기로 확충과 전환 작업을 포함한 전체 비용은 약 2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광양제철소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정부 관계부처가 관련 행정 절차를 단축해 당장 내년 6월부터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건립이 시작된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현금 유출이 일 년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이미 포스코는 작년 2월 이사회에서 광양제철소에 연 250만톤(t) 규모의 전기로를 신설하는 6000억원 투자 건도 의결한 바 있다.

진행 상황에 따른 비용을 따져본다면 지출 계획의 상당 부분이 향후 6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렉스, 전기로, 수소저장 설비 등 기초 인프라 구축이 전체 계획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포항제철소에만 2030년까지 최소 10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2030년 이후에는 지출 부담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포항제철소 내 수소환원제철 관련 설비가 완전히 구축되는 시기는 2041년이다. 포항 쪽에만 운영비, 기술 확장, 유지보수 등에 10년 동안 연간 1조원 이상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는 셈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전망 불투명…사업 정리 병행
조 단위를 훌쩍 넘는 투자 계획이 포스코에서 나와도 시장이 의아한 시선을 보내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든든한 곳간 덕분이었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현금은 6조8900억 원에 달한다. 국내외 계열사들이 분담할 수 있는 여력, 차입 등까지 고려하면 위험도는 비교적 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대한 전망이 까다로워졌다. 든든한 곳간이 유지되려면 영업에서 충분한 돈이 지속적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동안 글로벌 철강 수요를 견인했던 신흥국들이 철강 자체 생산을 늘리고 있어 시장에 물량이 넘치고 있다. 가령 인도의 경우 2030년을 철강 자립의 목표 시점으로 삼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심각한 불황과 겹쳐 진행되는 셈이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7890억원에 그쳤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제철 공정이 멈춰섰던 2022년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근 6년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만일의 경우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들이 도와줘야 하지만 이들 역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넘기기에도 버거워 오히려 포스코에게 손을 벌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당장은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지만 향후 1~2년간 현금 확보가 최대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 등 120개를 내후년까지 정리해 2조6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외에도 순손실을 내고 있는 해외 법인들이 추가적인 정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20조원을 어디서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 지원도 일부 있겠지만 가지고 있는 자산을 현금화하는 방안과 연결 실적에 부담을 주는 해외 사업 정리가 병행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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