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우리은행 런던, 글로벌 IB 중심지 되겠다"②전수일 우리은행 런던지점장
런던(영국)=최필우 기자공개 2024-10-31 10: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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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IB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는 우리금융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 거점이다. 한국계 지상사의 현지 진출에 성과가 연동되는 법인 대출과 달리 IB 분야에서는 자체 역량을 키우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현지 네트워크를 갖추고 IB 딜 취급액을 늘려가는 게 런던지점과 우리은행 글로벌 비즈니스 성장 관건이다.전수일 우리은행 런던지점장(사진)은 취임 후 IB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IB 데스크를 유럽IB센터로 격상해 인적 자원을 늘렸다. 글로벌 IB 네트워크를 확대해 딜 취급액을 늘리면서 유럽 현지 금융기관의 노하우를 흡수하고 있다. 프라이머리 딜 비중을 확대하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런던 금융시장 위상 회복 중…글로벌 IB 파트너십 강화"
전 지점장은 영국 런던 소재 우리은행 런던지점에서 진행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런던지점은 IB데스크를 유럽IB센터로 격상하면서 관련 역량을 한 단계 높였다"며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신디론 시장에서 강화된 입지를 바탕으로 프라이머리 참여 비중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IB 영업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지난해 7월 IB데스크를 유럽IB센터로 격상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IB데스크 시절 인력이 1명에 그쳤으나 조직 개편과 함께 1명이 충원됐다. 올해 7월 1명이 추가로 합류하면서 현재 3명의 인력으로 딜 소싱과 유럽 금융기관 네트워킹을 추진하고 있다.
IB 조직과 인력을 보강한 건 런던 금융시장에 자금과 딜 소싱 기회가 풍부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 이후 영국 금융시장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해도 여전히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지점장은 "브렉시트 이후 후발주자와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영국은 EU, 스위스, 인도, 중국 등 다른 금융 중심지와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영국의 해외 비즈니스가 확장되고 런던 금융시장의 위상이 재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지점이 IB 딜을 소싱하는 지역이 넓은 것도 인력 증원이 필요했던 요인이다. 유럽IB데스크는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딜을 소싱한다. 딜의 종류가 다양한 것 뿐만 아니라 관리해야 할 네트워크가 많다. IB 딜 성장 추세에 따라 추가적인 인력 충원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은행 런던지점은 현지 금융회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략도 쓰고 있다. 현재 핵심 파트너로는 유럽계 바클레이즈, 나티시스, 크레딧 아그리콜, BNP파리바, 산탄데르, 소시에테 제네랄, 도이치은행, 내셔널웨스트민스터은행, ING, ABN-AMRO 등이 있다. 또 일본계 MUFG, 미즈호, SMBC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고 스탠다드차타드은행, HSBC와도 손발을 맞추고 있다.
전 지점장은 "각 은행의 신디케이션팀, 딜 오리지네이션팀, 세일즈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현지 딜 소싱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연속 딜 취급액 성장…프라이머리 딜 비중 확대"
현지 네트워크 확대 노력을 통해 런던지점 IB 딜 취급액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8년 6억1500만달러에서 2020년 8억4200만달러까지 올랐다. 2021년 8억1600만달러로 숨을 고른 뒤에는 매년 취급액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2년 8억4800만달러, 2023년 8억9100만달러, 2024년 상반기 9억1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 지점장은 한국계 시중은행의 런던 금융시장 내 위상이 높아지면서 IB 딜 취급액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한국계 은행은 세컨더리 딜 위주로 참여하는 데 주안점을 뒀으나 취급 딜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신규 딜이 프라이머리 시장에서 론칭될 때도 한국계 시중은행 IB가 대부분 초대를 받아 우선적으로 검토가 가능해졌다.
프라이머리 딜은 단기간에 본점 승인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우리은행 런던지점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기회다. 전 지점장은 취임 후 본점과의 유기적 협업을 강화해 프라이머리 딜 참여 비중을 세컨더리 딜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전 지점장은 "런던에 자리를 잡은 다른 한국계 은행 IB와도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조건이 맞으면 함께 딜에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계 IB가 런던 금융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힘을 모아 동반 성장하면서 우리은행 런던지점의 발전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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