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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스팩 상장' 차이커뮤니케이션, 밸류 '흔들'상장 당일 2500억 몸값, 한달새 800억 '털썩'

이우찬 기자공개 2024-11-12 10:56:0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5: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새내기주 차이커뮤니케이션이 상장 한 달 만에 쓴맛을 보고 있습니다. 별다른 악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주가는 연일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고업계 주요 기업과 비교하면 상장 당시 몸값을 유지하기 버거운 모습입니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은 지난달 27일 한국제11호스팩과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에 들어왔습니다. 상장일 기준가는 1만7130원, 시초가는 1만8000원이었습니다. 상장 당일 29.89% 상승률로 상한가를 달성하며 화려하게 시장에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기쁨은 짧았습니다. 상장일 이후 주가가 무서운 속도로 내려갔거든요. 상장 다음 거래일인 9월30일부터 10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지난 17일 2.8% 올랐지만 '반짝'이었습니다. 또 주가는 6거래일 연속 떨어졌습니다. 상장일부터 지난 30일까지 21거래일 동안 상승한 날은 3일이었습니다.

상장 이후 한 달 동안 주가는 64%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에 갓 데뷔한 새내기주로 단순 비교가 어렵겠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3%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상장 시초가로 환산한 시가총액은 1800억원 안팎이었습니다. 상장일 상한가를 기록해 몸값은 2500억원에 달했으나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지난 30일 종가 기준 시총은 87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Industry & Event

차이커뮤니케이션은 2004년 6월 설립된 종합광고대행사입니다. 사업부는 브랜드, 퍼포먼스, 콘텐츠로 구성돼 있습니다.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차이(CHAI) GPC 개발을 통해 광고 제작의 비용 효율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564억원, 영업이익은 8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6억원, 86억원이었는데요.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TV를 비롯한 광고시장도 활기를 띠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가장 최근 실적인 올해 1분기 매출은 106억원이었습니다. 지난해 동기대비 역성장했죠.

상장 후 눈에 띄는 악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공시는 없는데요.

잠재적인 매물 폭탄을 뜻하는 오버행 이슈 가능성도 적은 것 같습니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가장 빨리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보호예수 1개월짜리 물량은 케이씨삼호투자가 보유한 73만주였습니다. 전체 주식 수의 6%에 불과합니다.

31일 기준 케이씨삼호투자가 이 물량을 매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스팩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가 투자 수익 실현을 위해 상장 후 매도 행렬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게 관측됩니다.

차이커뮤니케이션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동종업계인 독립 광고대행사의 시총을 보면 차이커뮤니케이션이 2000억원을 넘나들었던 몸값은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난 30일 기준 경쟁사 시총을 보면 모비데이즈(740억원), 플레이디(832억원), FSN(773억원), 이엠넷(596억원), 드림인사이트(349억원), 레뷰코퍼레이션(1021억원) 등입니다. 1000억원 이상 시총 기업을 찾기 어려운데요. 레뷰코퍼레이션의 경우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업에 가깝습니다.

스팩 합병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팩 합병 상장은 수요예측 흥행 여부가 영향을 미치는 일반상장과 달리 공모가가 고정돼 있어 상장 과정에 변수가 적습니다. 상장 속도는 빠르죠.

특히 피어그룹 산정을 통한 유사기업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비교하는 일반 상장과 달리 상대가치 비교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은 이번 상장에서 "유사회사가 3곳 미만으로 유사회사별 비교가치를 산출하지 않았다"며 "상대가치는 비교 공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차이커뮤니케이션이 매출, 영업이익 규모도 작지 않고 좋은 광고대행사인 것은 맞다"면서도 "상장할 때 몸값이 너무 고평가된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Market View

상장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일까요. 차이커뮤니케이션을 분석한 리포트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광고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은 '불확실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과 광고비 변동 추이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데요. 글로벌 경기침체로 국내 경제가 악화되면 광고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금은 국내외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투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광고 산업이 저상장 국면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적은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이커뮤니케이션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광고에 주목하는 모습인데요.

퍼포먼스 마케팅, 콘텐츠 기반 마케팅, AI 적용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경우 클릭, 구매 전환을 분석해 효율성을 고려한 마케팅을 뜻합니다. 고객사 세일즈 증대를 위해 굿즈(GOODS), 인플루언서 콘텐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소비자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브랜드 경험 확대에 공들이고 있습니다.

◇Keyman & Comment

차이커뮤니케이션의 키맨은 최영섭 대표이사입니다. 회사의 최대주주로 최 대표의 지분율은 63%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배력이 큰 편입니다.

1972년생의 최 대표는 광고업계에서 다양한 업력을 쌓았습니다. 중앙대 PR광고 석사를 졸업했고 남서울대에서 광고홍보학 겸임교수를 지냈습니다. 2008년 인터넷마케팅협회 광고분과위원장, 2014년 광고학회 상임이사를 역임했습니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이 설립된 2004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더벨은 주가 하락에 관해 문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과 오후 회사 쪽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못했습니다. 투자설명서 등에 나오는 번호(02-2017-8800)로 전화했으나 '회의 중'이라는 음성만 반복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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