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글로벌 톱티어 VC 투자 기회, 다올운용이 뚫었다"전우석 멀티에셋본부장 "해외 채권 역외펀드도 준비"
구혜린 기자공개 2024-11-11 08:07:0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15:55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톱티어 VC(벤처캐피탈)에는 국내 기관이 돈을 싸들고 가도 투자할 수 없다. 아젤리아 재간접 펀드의 장점은 이런 희귀한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구조 자체에 있다."전우석 다올자산운용 멀티에셋본부 본부장(전무)(사진)은 최근 서울 여의도 다올다산운용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아젤리아 재간접 펀드의 강점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아젤리아 펀드는 다올자산운용이 지난달 29일 론칭한 사모펀드다. 리테일 판매를 진행하지 않고 국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만 자금을 모집했다. 생소한 콘셉트의 펀드이나, 설정액 약 300억원에 클로징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 상품은 테마섹 자회사인 VC 아젤리아가 여러 글로벌 VC 펀드에 출자한 모펀드에 다올자산운용이 투자하는 형식의 재간접 펀드다. 국내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 이목을 끌었다.
지난 1월 다올자산운용 멀티에셋본부 수장으로 부임한 전우석 본부장의 사실상 첫 작품이기도 하다. 다올운용 전신이었던 KTB운용 출신인 그는 대신자산운용 등을 거쳐 친정인 다올자산운용에 재합류했다. 대신자산운용에서 글로벌솔루션본부를 셋팅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해외 재간접 펀드의 구조에 대해서는 잔뼈가 굵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VC 재간접 펀드 결성 히스토리와 본부 청사진을 들어봤다.
◇"수익률 10%대 중반 예상…최대 20% 성과 확신"
전우석 본부장은 벤처 생태계를 몸소 체험한 펀드매니저다. 일찍부터 벤처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그는 2021년 매니저 생활을 접고 비상장사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업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까지 신약개발벤처인 에스앤바이오사이언스와 증강현실(AR) 기술 스타트업 시어스랩를 CFO를 역임했다. 그는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게 벤처기업라고 보고 직접 겪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우스 밖 생활 덕에 여러 벤처투자 상품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마침 투자자산 다변화 니즈가 컸던 다올자산운용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동시에 다올자산운용은 해외 재간접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는데 10년 이상 재간접 펀드 운용 경험이 있는 전 본부장은 적임자였다. 하우스의 재간접 비히클 확대 니즈와 그의 벤처 경험이 만나 탄생한 게 아젤리아 펀드다.
그러나 아젤리아 펀드를 결성하기는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획부터 실제 결성까지는 약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우선 출자자(LP)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 본부장은 "(금융기관 내에) VC 범주를 지닌 출자본부가 적고, 일반적인 VC 출자도 아니고 재간접 펀드 상품이니 더더욱 펀딩이 쉽지 않았다"며 "수십곳의 기관을 찾아다니며 설득한 끝에 가까스로 펀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저명 VC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분산 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비장의 무기'였다. 다올자산운용의 투자를 받은 아젤리아는 투자금 집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현재 모펀드가 투자를 확정한 자펀드 수는 7개. VC 소속 국가와 VC의 선호 섹터에 치우침 없이 고르게 투자금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전 본부장은 최근까지 아젤리아 본사에 세 차례 방문해 투자 계획을 확인했다.
변동성 대응이 높은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수익률은 높은 편이다. 전 본부장은 아젤리아 펀드의 예상 수익률을 약 14~20% 수준으로 내다봤다. 그는 "싱글펀드 성과에 매이면 리스크가 크지만, 열곳에 투자금을 분산하면 평균수익률이 나온다"며 "VC 상위 25%에 들어가는 펀드가 1기 또는 2기 내에 70~80% 가량의 성과를 낸다고 본다면 통계상으로 약 20%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LP의 우려 중에는 재간접 펀드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있다. 다만 상품이 지닌 메리트가 더 크다고 보고 다소 부담스러운 수수료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전 본부장은 "보수가 3중으로 나가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뜯어보면 다올운용 뿐 아니라 아젤리아도 의외로 적게 받는다"며 "(LP가) 테마섹에 대한 접근성을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놓칠 수 없다며 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목표 수익률 9%' 글로벌 회사채 투자 역외펀드 준비
전우석 본부장의 시선은 크게 벤처보다 '글로벌'에 꽂혀있다. 멀티에셋본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올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를 해외에 팔겠다'는 것. 그는 "공모, 사모, 자문, 역외 등 형태는 다양할 수 있으나 펀드매니저의 본질은 포트폴리오를 파는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경쟁사처럼 법인을 직접 설립하는 형태로는 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아젤리아 펀드처럼 상품으로 진출할 수 있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아젤리아 펀드 후속은 역외펀드가 될 예정이다. 멀티에셋본부는 내년 1분기를 목표로 글로벌 회사채에 투자하는 역외펀드를 준비 중이다. 설정 주체 자체는 현지 파트너사인 영국계 헤지펀드이며 다올자산운용은 운용 자문을 담당한다. 이 펀드는 기본적으로 하이일드 펀드이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마다 회사채를 일부 매도하고 MMF를 매수해 변동성을 최대치로 낮추는 전략을 쓴다. 9%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준비 중인 글로벌 회사채 역외펀드 역시 비히클은 재간접이다. 전 본부장은 재간접 펀드가 결코 운용이 쉽지 않은 상품임을 강조했다. 그는 "재간접 펀드는 기업을 분석하듯이 펀드들을 분석해야 한다"며 "매니저 인터뷰, 실사 검토 등 투자과정이 필요한데 포트폴리오가 다섯개만 들어가도 매우 복잡해져 특화된 별도 자격이 필요한 운용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금이 국내 비상장 기업에 투자되도록 하는 상품도 기획 중이다. 다만 신기술금융사 형태로 국내 VC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는 않겠다는 게 철칙이다. 그는 "한국 펀드에 해외 자금이 직접 들어오기는 절차상 어려움이 많다"며 "단순히 LP로 참여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 투자할 수 있게끔 창구 역할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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