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장인화 회장, 재건과 회복에 초점 맞춘 한해①업계 구조적 위기 탓 아쉬운 정량 평가…인도일관제철소 등 투자 성과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11-20 07:40:37
[편집자주]
올해 포스코는 장인화 회장 등 새로 선임된 리더들이 그룹과 각 계열사 경영을 이끌었다. 눈에 띄는 것은 업황. 철강 부문은 중국발 공급 과잉이 극에 달했고 이차전지 소재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외부 변수가 컸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이들이 제시한 청사진과 투자 등 주목할 만한 성과도 많다. 주요 리더들의 행보는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더벨은 포스코그룹 내부 보상체계를 바탕으로 최고경영자들의 2024년을 평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4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이 어느덧 3년 임기의 첫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중국 철강 기업들의 공급 과잉이 심화하고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접어들면서 그는 재건과 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포스코그룹은 최고경영자(CEO) 성과를 평가할 때 매출과 영업이익, 주가, 총자산순이익률(ROA) 같은 재무 지표와 함께 비즈니스 전략, 투자·기술력 등 비재무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재무 중심의 정량 평가만 보면 장 회장의 첫 해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철강 업계가 구조적 성장 정체에 빠지고 이차전지 소재 시장이 침체되면서 여러 자회사가 불안정한 경영 환경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같은 단기 지표와 주가 같은 장기 지표에서도 포스코홀딩스는 대부분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아쉬운 정량 평가…여실히 보여준 업계 구조적 위기
그룹의 핵심이자 주력인 철강 사업부문만 봐도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46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1조3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와 41% 감소했다. 조강 생산량은 2589톤(t), 제품 판매량은 2433만t으로 각각 4%와 3%씩 줄어든 상태다.
신사업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부문의 경우 3분기 누적 매출 3조690억원, 영업손실 7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이 16%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여기에 신규 법인 준공과 초기 가동 비용이 더해지며 적자가 심화됐다.
인프라 사업 부문도 상황이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3분기 누적 매출이 43조12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성장하며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조2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하는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정량 평가에 활용되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62%로, 전년 동기(2.1%) 대비 0.48%포인트 하락했다. 주가는 장 회장이 포스코그룹 제10대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된 지난 3월 21일 42만8000원에서 시작해 11월 13일 28만9000원으로 32.5% 하락했다.
이러한 변화는 장 회장이 부임과 동시에 맞닥뜨린 업계 구조적 위기다. 이를 장 회장의 책임으로만 보긴 어렵다. 오히려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사업 조정과 투자 등 전략적 대응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했는지, 즉 정성 평가가 주요 관건으로 보인다.
◇인도 상공정 진출 재추진…이차전지 원료 부문 투자 '강화' 시사
그의 초점이 철강업 재건에 맞춰졌던 이유다. 장 회장은 올해 초 취임사 등에서 노후 설비 정비와 비용 절감을 선언했고 여름에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 밸류데이에서 저수익 자산을 정리해 2026년까지 약 2조6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21개 저수익 사업을 정리했다.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 법인, KB금융 단순 출자 주식 등을 팔아 6254억원을 확보했다. 현재는 매각가 5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중국 제철소 장가항포항불수강 매각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철강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는 확실히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2005년 현지 주민 반대로 철회했던 인도 상공정 진출을 재추진한다. 고로1기 수준이자 연산 5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이 골자로 투자금은 40억달러(약 5조6000억원)다.
반면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선 투자 강도를 조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6년 양극재·음극재 및 전구체 생산능력 목표를 기존보다 하향 조정했다. 또, 이차전지 음극재의 코팅 소재인 고연화점 피치를 생산할 피앤오케미칼은 사업 개시 전 매각에 나섰다.
취임 이후 내놓은 신사업과 주주환원 목표를 보면 장 회장은 비교적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차전지 소재의 인기가 주춤한 지금 원료 부문 즉 광산과 염호 자산 인수로 풀 밸류체인을 선제적으로 강화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9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주 광업회사 블랙록마이닝과 4000만달러 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2030년까지는 6개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 합계를 200조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철강맨이라 철강업에만 집중한다는 시선도 있지만 이차전지 소재 쪽 투자 방향을 소재에서 원료 부문으로 빠르게 조정했다는 건 그만큼 시장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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