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현금 곳간' 바닥난 코스모신소재, 순차입금 1000억 돌파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19억…외부 자금 조달 나설까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29 07:28:22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4: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모신소재는 이차전지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거두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 이차전지 주요 소재인 양극활물질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현금 곳간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줄어든 현금에 외부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재무 체력도 약해지고 있다.재무 악화에 코스모신소재의 시가총액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올 2월까지 6조원대를 유지하던 시가총액이 9개월 만에 2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투자를 늘리며 연간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움직임과 달리 출하량이 줄어들며, 수익성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바닥난 현금 곳간…순차입금 1000억 돌파
올 3분기 말 기준 코스모신소재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584억원 줄어든 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이차전지용 양극재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를 개시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적 부진에도 양극재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필수적으로 집행해야 할 설비투자 규모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모신소재는 늘어난 영업이익에 발맞춰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꾀한 바 있다. 앞서 코스모신소재의 영업이익은 2021년 218억원, 2022년 325억원, 지난해 323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이에 자본적지출(CAPEX)을 2021년 283억원에서 지난해 1035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코스모신소재는 부진한 실적에 발목을 잡혔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1% 줄어든 187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양극재 생산능력을 지난해 2만t에서 내년 10만t으로 늘리기 위해 올 1~3분기까지 집행한 CAPEX 1642억원을 감당하기는 부족한 실적이다.
이에 코스모신소재의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1064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270억원) 대비 크게 악화됐다. 이에 코스모신소재는 올 3분기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이 많아 순차입금 마이너스(-) 41억원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다.
코스모신소재의 유동비율은 116.5%로 집계됐다. 높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1년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이 단기차입금을 포함해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보다 1.16배 많다는 의미다.
◇현금 유동성 악화…외부 자금 조달 전략은
코스모신소재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자산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보다 부족한 탓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없는 탓에 회사채보다는 기존 차입처에서 추가로 돈을 빌리는 전략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선호하는 외부 자금 조달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금융기관 대출과 전환사채(CB) 발행이다. 코스모신소재가 최근 10년간 발행한 사채는 모두 CB였기 때문이다. 총 네 차례의 CB를 발행해 567억원을 조달했으며, 367억원을 생산시설 구축에 활용했다. 나머지 200억원은 차입금 상환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
낮은 이자율이 CB 발행의 장점으로 꼽힌다. 코스모신소재가 발행한 CB의 평균 표면이자율(연간 이자 지급률)은 1.375%로, 평균 만기 4년이다. 단순 계산 시 연간 이자비용은 약 8억원으로 추산된다. 코스모신소재의 금융기관 대출 가운데 가장 낮은 신한은행 대출 이자율이 3.84%인 점과 비교할 시 이자비용을 약 60%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기관을 통해 장기차입금을 늘리는 전략을 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 3분기 말 기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924억원으로, 총차입금의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96억원에 불과해 차입을 늘릴 여력을 갖추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급격히 줄어들 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선다"며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이차전지 사업을 주력하는 배경도 자금 조달에 나서는 배경을 꼽힌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통신사 AIDC 경쟁력 톺아보기]사업 신호탄 쏜 SKT, 다음 과제 '블랙웰·효율화'
- [Company Watch]윈스 자사주 공개매수, 금양통신 참여로 '시끌'
- [Company Watch]알짜 실적 낸 우주일렉트로, 현금 보유고 최대치 '눈길'
- [Company Watch]자람테크놀로지, 글로벌 수주물량 확대 기대감
- [i-point]사명 바꾼 시지메드텍, 새 CI 공개
- [K-로보틱스 리빌딩 전략]'외형 10% 성장' 로보티즈, 종합로봇기업 '성큼'
- 씨젠, IT 역량 확보에 진심 M&A 이어 채용까지 'B2B' 강화
- 롯데그룹 헬스·바이오 '원점으로' 인사로 보인 쇄신의지
- [코스닥 주총 돋보기]이지트로닉스, 연말 결산 앞두고 재무제표 ‘재정비’
- [Company Watch]한중엔시에스, ESS 개발 전담 '제2연구소' 설립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유동성 풍향계]'현금 곳간' 바닥난 코스모신소재, 순차입금 1000억 돌파
- 롯데정밀, 위기 타개책 인사…새 대표이사로 정승원 부사장
- [LG엔솔 밸류업 점검]기업가치 반등 열쇠는 '현금흐름 회복'
- 문 열린 '4세 경영'…젊어진 '칼텍스·건설·리테일'
- [LG엔솔 밸류업 점검]'배당보다 투자 우선'…밸류업 공시에도 주가 제자리
- [SK그룹 인사 풍향계]체계 갖춘 대관 조직, 역량 강화까지 나설까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Red & Blue]재무지표로 '위기설' 반박한 롯데케미칼, 저점 매수 기회될까
- [SK그룹 인사 풍향계]최창원 체제 첫 정기인사, '위기 속 혁신' 이뤄낼까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관세보복 첫 표적은 삼성 진출한 베트남 유력…리스크 재점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