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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행동주의, 작지만 큰 변화 [thebell desk]

김일문 자산관리부장공개 2024-12-10 08:34:2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5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적극적인 리츠 주주행동주의를 펼쳤던 코람코자산운용 연합이 마스턴프리미어리츠에 요구했던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이사진 교체 등을 통해 관리 책임을 강하게 묻기로 했던 행보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만 보면 투자 리츠 관리회사에 일제히 주주서한을 보냈던 지난 6월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당시 코람코운용은 이미 투자한 국내 11개 상장 리츠에 배당 정책 수립과 성장 계획, 운용전략 마련 등을 요구하면서 으름장을 놓은 적이 있다.

사실 리츠 행동주의 움직임이 처음 포착됐을 때 그 저의를 놓고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었다. 주가 하락으로 불만이 쌓인 수익권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액션'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일반 기업의 주식과는 완전히 다른 리츠의 투자 구조상 행동주의 전략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일부 국내 기업의 낙후된 오너 위주 경영과 만연한 주주 경시 풍조는 이들 액티비즘 펀드의 활동에 명분이 돼 왔다. 즉 행동주의 전략이 뿌리내리기에 비옥한 토양이라는 뜻이다.

반면 리츠의 경우 증자를 통해 끌어모은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고 자산을 통해 창출되는 돈을 주주들에게 배당의 형태로 공유하는, 어찌보면 지극히 단순한 투자 구조가 근간이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 소각이나 배당 확대 요구로 대변되는 주주가치 제고 작업과는 결이 다르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코람코운용 연합의 움직임은 리츠에서도 얼마든지 행동주의 전략을 통해 관리회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비록 이사진 교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하지는 않았지만 비상식적 행태를 강하게 바로 잡으려 했고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시정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 자체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람코운용 연합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주목적 투자에 걸맞지 않는 자산 매입이 꾸준히 이뤄져 왔다는 점과 증자로 유입되는 돈의 일부를 마스턴운용에게 빌린 차입금 상환에 쓰려했다는 사실 등을 문제삼아 이사진 교체를 요구했다.

리츠는 퇴직연금에 적합한 투자 상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인 투자 안정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자산관리회사(AMC)의 철저하고도 기민한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리츠가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자리잡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스폰서 리츠' 이슈도 그 중 하나다. 대기업에게는 자산 유동화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는 비히클이지만 리츠 투자자들에게는 스폰서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기대 수익이 저하될 수 있다는 단점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마스턴프리미어리츠를 둘러싼 이슈가 한낱 가십으로 끝나선 안된다. 리츠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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