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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해외주식 시대]'최대 실적 경신' 타임폴리오·토러스, 비결은 글로벌②미국주식 최대치로 늘려 고수익률 기록, 성과보수 '두둑'

구혜린 기자공개 2025-01-21 14:59:31

[편집자주]

올해는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해외주식 투자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 운용사들은 롱온리, 롱숏, 이벤트드리븐 등 전략을 활용한 국내주식 상품 운용에만 열중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증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심화되면서 사모펀드 주 수익자인 기관과 고액자산가들의 해외주식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성격의 운용사들이 해외주식 전용 상품을 준비 중인 가운데 더벨이 그 배경과 면면, 우려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해외주식 비중을 높인 운용사들은 돋보적인 성과를 보였다. 가장 재미를 본 곳은 '큰 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쓸 전망이다. 운용 중인 대형 멀티펀드로 미국 주식을 집중 매집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결과 상반기 결산 성과보수만 약 400억원 이상 수취했다.

전통 해외주식 강자로 잘 알려져 있는 토러스자산운용과 머스트자산운용도 실적을 꽃피웠다. 토러스자산운용은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한 이후 가장 많은 일임 수익을 올렸다. 기관자금을 휩쓴 덕에 운용자산(AUM)도 크게 늘었다. 한때 해외주식으로 쓴 맛을 본 머스트자산운용도 4년 만에 과거의 영광을 회복한 모습이다.

◇타임폴리오, 해외 비중 45% 확대…'테슬라' 효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영업수익 605억원, 영업이익 406억원, 당기순이익 33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7%, 80%, 74% 증가한 수치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3월 결산법인으로 이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거둔 성과에 해당한다.

역대 반기 실적 중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기준으로는 이미 2023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연간 영업수익 1074억원, 영업이익 586억원, 순이익 518억원을 기록하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실적은 202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수치상 앞서 있다. 올해 3월 결산까지 두고 봐야 하나 영업수익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운용 성과보수 덕이다. 헤지펀드 수탁고 자체는 약 2조669억원으로 전년 9월 말(약 2조3801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13%가량 줄어든 상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하우스 메인펀드인 멀티전략 헤지펀드의 결산으로 수취한 성과보수는 무려 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취한 성과보수가 155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158% 급증한 셈이다.

해외주식 비중을 늘린 덕에 시리즈 펀드가 고수익률을 기록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멀티전략 헤지펀드 'The Time' 시리즈 16개를 운용 중이다. 해당 펀드는 구체적으로 주식 롱숏, 대체투자, 공모주 청약 등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국내주식 대비 해외주식 롱숏 비중을 지난해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2023년까지는 해외주식 비중이 20~3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5%까지 늘렸다.

연말 수익률도 우수하다. 대다수 'The Time' 펀드가 지난해 12월 전개된 약세장에서도 약 15~20% 수준의 연환산 수익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국내 멀티전략 펀드 중에서도 수익률 상위권에 속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대선 전 테슬라 등 주요종목 주가가 하락했을 때 꾸준히 매집한 덕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라며 "올해는 해외주식 비중을 좀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주식 비중을 45%까지 확대한 것은 지난해가 최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1년 해외주식을 큰 폭으로 늘렸다가 2023년까지는 비중을 줄인 바 있다. 현재 하우스 내 주식운용 매니저 12명을 보유하고 있는데 2명은 해외주식 매매만 전담하고 있다. 증권사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의 해외주식 주문량의 약 30% 비중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차지하고 있다.


◇'해외자산 10배 증가' 토러스·'수익률 최상위' 머스트

토러스자산운용의 성과도 돋보인다. 토러스자산운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수익 292억원, 영업이익 179억원, 순이익 144억원을 올렸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37%, 348%, 350% 증가다. 지난 2022년 초 인가를 받아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변모한 이래 기록한 가장 규모 있는 실적이다. 전년 대비 성장세로만 보면 지난해 가장 장사를 잘 한 운용사로 평가된다.

일임 수탁고가 급증하면서 운용보수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펀드 운용으로 벌어들이는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16억원에 불과하나, 자산관리 수수료를 178억원 수취했다. 이 중에서도 투자일임 수수료가 140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절반의 비중에 해당한다. 2023년 3분기 누적 토러스자산운용의 투자일임 수수료는 43억원의 불과했으므로 1년 만에 약 226%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지난해 해외주식 일임 상품에 기관 및 고액자산가 자금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전체 자산 중 해외자산이 2023년 대비 1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주식을 팔고 미국주식 비중을 늘려달라는 수익자 요구가 반영됐다. 2022년 9월 설정된 해외주식 헤지펀드인 '글로벌 GARP 일반 사모증권투자신탁 제1호' 설정액도 2023년에는 100억원에 못 미쳤으나, 작년 말 4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머스트자산운용도 네 배 이상 늘어난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24억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30억원) 대비 313% 증가했다. 영업이익 자체는 적자이나, 지분법이익이 127억원으로 전년(53억원) 대비 크게 늘어난 덕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자체 펀드에 고유재산인 GP커밋을 최대치로 납입, 펀드 운용 성과에 따라 지분법이익의 변동성이 커지는 실적 구조를 갖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국내 시장에서 해외주식 운용을 잘 하는 하우스로 손꼽힌다. 지난해 실적은 2020년 4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이래 최대 성적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해외주식 손실로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쓴 맛을 봤다. 그 이후 운용 팀을 2명에서 7명으로 보강하고 내부검증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정비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주식 중심 10호 펀드의 수익률은 4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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