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법리스크 해소]글로벌 톱레벨의 영업 길 다시 열렸다2심 선고 직전 행보 위축, 글로벌 AI시장 급변 대응·올트먼 CEO 회동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5-02-05 09:36:5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0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글로벌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인들과의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빅샷(Big shot·거물)들을 잇달아 만나며 협력 강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사법리스크의 중대 분수령으로 지목된 삼성물산 관련 소송 2심 선고를 앞두고 최대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이제는 상황이 극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 회장은 전날(3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의 2심에서도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부담을 덜고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기반이 마련됐다. 이날은 국내에 방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만날 전망으로 글로벌 톱레벨 공략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트먼 회동 전망, 다시 시작된 글로벌 빅샷 미팅
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올트먼 CEO를 만날 예정이다. 미팅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등이 동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트먼 CEO 미팅은 이 회장이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 2심 판결 이후 처음으로 갖는 글로벌 톱레벨 경영진 회동이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전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법리스크를 크게 덜어낸 상황인 만큼 곧바로 적극적인 경영 행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경영인들과 친분을 쌓고 직접 만나 협력을 논의해 왔다. 반도체, IT, 자동차, 바이오제약 등 삼성전자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와 관련이 있는 산업에 속한 해외 대기업 경영진들을 만났다.
작년 4월에는 독일 출장에서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ASML의 신임 CEO로 선임된 크리스토프 푸케도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ASML은 반도체업계의 '슈퍼 乙'로 불리는 장비사다. 자이스는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슈퍼 병(丙)'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초부터 중순까지 미국 동서부에서 30여건의 글로벌 CEO 미팅을 전개하기도 했다. 먼저 글로벌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를 만났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다. 이 회장은 베스트베리 CEO와 협력을 강화해 차세대 통신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과 워싱턴 일정을 마친 이 회장은 서부로 이동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당시 저커버그 CEO가 이 회장을 자택으로 초청해 단독으로 미팅을 가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년 7월에는 파리 올림픽 기간에 프랑스를 방문해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했다.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 등 반도체, IT, 자동차 산업 분야의 기업인들을 연속적으로 만났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이 참석했다.
그 후 이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 소재 그루파마 스타디움(Groupama Stadium)에서 열린 '2024 리옹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11월 삼성물산 관련 소송의 2심 마지막 변론을 앞둔 시점부터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위축됐다. 그가 거의 매해 진행해 오던 명절 글로벌 사업장 방문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설 연휴 직후 2심 선고 일정이 잡힌 탓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딥시크 쇼크·탈엔비디아 흐름 전개…오픈AI, 자체 AI칩·디바이스 개발 공언
이 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위축됐던 시기 삼성전자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졌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서 삼성전자는 제대로 된 수혜를 입지 못했다. 업황이 악화했던 2023년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작년 3분기와 4분기에 SK하이닉스에 영업이익을 역전 당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점차 부상한 탈엔비디아 움직임에 대한 대응도 삼성전자에 중요해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엔비디아에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탈엔비디아 수혜도 누려야 하는 더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파란을 일으키면서 글로벌 AI 시장은 변곡점을 맞이했다. 엔비디아의 비싼 AI 가속기가 꼭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거세지면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급락했다. HBM뿐 아니라 GDDR7 등 다른 D램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픈AI 역시 딥시크 쇼크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곳으로 전략 수정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우군을 확보해 격차를 벌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트먼 CEO는 이달 3일 일본을 방문해 자체 AI칩 개발, 스마트폰이 아닌 AI 디바이스 개발 등을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하고 있다. 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스마트폰, 워치, 링 등 다양한 폼팩터의 디바이스를 만든다. 지난달 '언팩 2025'에서는 첫 확장현실(XR) 기기인 '프로젝트 무한'의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폼팩터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들어간다. 삼성이 여러 폼팩터를 디바이스, 핵심 부품을 실제 양산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만큼 오픈AI와 협력이 다방면에서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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