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현장 돋보기]박병무 엔씨소프트 대표 "하반기 턴어라운드 자신"김택진 대표는 불참, 신작 하반기부터 출시…M&A도 계속 추진
성남(경기)=황선중 기자공개 2025-03-27 09: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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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4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듯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이해해 주시고 믿고 기다려달라."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26일 오전 판교 본사에서 개최된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하반기부터는 엔씨소프트 본래 모습을 되찾아가는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엔씨소프트가 26년 만의 영업손실이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주주들의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만큼 박 대표와 함께 연단에 오른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정교화 감사위원장 역시 엄숙한 표정이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연이은 신작 흥행 실패에 대해 "과거 엔씨소프트는 출시작마다 기술적인 혁신을 보여줬던 기술력의 회사였고, 재미있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였던 반면 최근에는 이런 과거의 모습들이 많이 약해졌다"라는 반성 섞인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모토 아래 새롭게 출시하는 게임들의 기술성과 게임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면서 "전사적으로 기술력과 게임성을 평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금 더 기준을 높게 세웠다"라고 부연했다.
한층 강화한 기준을 거친 신작들은 하반기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구체적으로 <아이온2>, <엘엘엘>, <브레이커스:언락더월드>, <타임테이커즈>까지 도합 4종이 모습을 드러낸다. 박 대표가 하반기 성과를 자신하는 이유다.
또한 1년 넘게 추진 중인 인수합병(M&A) 전략에 대해서도 "올해에는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대표직에 오르기 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 역할을 할 수 있는 M&A 매물을 계속해서 물색해 왔지만 아직 뚜렷한 결실을 거두지는 못한 상태다.
M&A 성과가 늦어지는 배경으로는 최근 유망 게임사에 대한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있지만 박 대표의 소신도 한몫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M&A를 위한 M&A는 없다'는 대원칙 아래 불확실성 있는 매물에 도전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져다주는 확실한 매물을 찾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일부 주주들이 불만 섞인 의견을 표출하며 현장 분위기가 한때 냉랭해지기도 했다. 주총에 참석한 일부 주주가 박 대표가 게임을 잘 모르고 개발자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리더로서 치명적인 이슈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게임에 애정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지금 게임에 십일조 수준으로 돈을 쓰고 있다"면서 "집사람한테 쫓겨날 정도로, 이 나이에 왜 게임을 저렇게 하나 싶을 정도로 8~9개월째 게임을 하고 있다"라는 특유의 유머 섞인 답변으로 날 선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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