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쇼크에 '국내 증권사 유동성 우려' 자산운용사, 증권사에 콜 공급 제한..증권사, 채권팔아 유동성 확보
이 기사는 2008년 09월 18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이 국내 증권사의 유동성 경색 우려로 번지고 있다. 콜자금을 공급해온 자산운용사와 은행들이 증권사에 대한 콜자금 대여를 꺼리고 있고, 증권사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내다 팔고 있다.
이 때문에 18일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채권시장은 '패닉'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은행은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충분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 증권사 리먼 익스포져 '유동성 위험 우려'로 확산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일부 국내 증권사들의 리먼브러더스 관련 익스포져에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자산운용사와 은행들 사이에서 리먼 익스포져가 있는 증권사에 대해 콜 자금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리먼 익스포져가 비교적 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만약 투자금을 한 푼도 못건진다고 해도 자기자본의 7.6%(1690억원)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혹시나 모를 위험의 발생 혹은 손실 확대 가능성에 몸을 사리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손실의 크기에 관계없이 리먼 익스포져를 들고 있다는 것에서 불안감이 시작됐다"며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크레딧 이벤트가 있는 곳에는 콜자금을 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리먼 익스포져가 없는 다른 증권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유동성 경색 우려를 확대시키고 있다.
자금시장 관계자는 "리먼 익스포져가 있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자산 운용사들이 자금 대여를 꺼리고 있고 이제는 대다수의 증권사가 콜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에 대한 콜자금 대여를 꺼리는 이유 중에 하나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험도 작용하고 있다.
앞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고려증권, 동서증권 등에 콜 자금을 빌려줬다가 못받은 경우가 있었다"며 "당국이 나선다고 하더라도 증권사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평균 10조원 규모였던 증권사의 콜차입은 이번주 들어 8조원대를 기록해 증권사에 대한 콜자금 대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증권사 "유동성 확보 위해 채권 판다"
콜차입이 어려워지지 증권사들은 가지고 있는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팔아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증권사 채권담당임원은 "콜차입이 안돼 보유하고 있는 채권 중 유동성이 있는 채권을 골라 먼저 팔고 있다"고 말했다. 콜자금을 구하기 보다는 채권 등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에 신용경색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단기채권을 팔면 좋겠지만 단기채는 팔리지 않고 있어 장기채까지도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날 오전에 증권사의 채권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 매수세가 뚝 끊기면서 채권금리는 속등하고 국채선물 가격은 가격 제한폭까지 하락하고 있다.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전일대비 154틱 하락한 104.83까지 속락했고 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은 전날보다 25bp 오른 5.91%를 기록했다.
시장관계자들은 당국이 증권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거나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심리를 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 임원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이 글로벌 증시 하락과 달러/원 환율 등을 통해 영향을 받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는 국내 신용경색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은 금융시장국의 한 관계자는 "시장 안정이 필요할 때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총재께서 밝혔다"면서 "현재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증권사의 콜 차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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