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경색, 한국 자금시장 상륙 증권사 유동성 우려 확산..콜시장 경색,CP시장 마비
이 기사는 2008년 09월 18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8일 아침 런던은행간 금리(리보,Libor) 금리가 9년래 최대폭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찜찜했다. 일부 증권사가 리먼브러더스 신용파생상품에 투자해 큰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불안해진 투자심리는 상황을 정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 콜시장에서 시작된 마비사태는 외화 자금시장으로 이어졌고 채권금리와 환율을 폭등시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가 국고여유자금 운용에서 기업어음(CP) 편입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음발행이 올스톱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 증권사 유동성 위기설 대두
리먼브러더스 투자손실이 우려되는 증권사에 일부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콜자금 대여를 제한했다. 그러자 증권사 유동성 우려가 전체 증권사로 꼬리를 물고 확산됐다. 자금시장 관계자는 "리먼 익스포져가 있는 증권사에 대해서는 자산 운용사들이 자금 대여를 꺼리고 있고 이제는 대다수의 증권사가 콜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10조원 규모였던 증권사의 콜차입은 이번주 들어 8조원대로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자금 확보를 위해 유동성이 있는 채권을 매도하며 자금 경색에 대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대규모 채권 매도에 나섰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장 초반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8919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에서였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금융시장이 변동성 확대 국면에 있고 국내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유동성 경색..외화자금 시장 마비
외화자금시장도 사실상 마비상태로 치달았다. 달러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면서 하루짜리 외화 콜금리는 이날 한 때 전일대비 2.5%포인트 상승한 9.5%까지 치솟았다.
오후 들어 역외의 달러 공급이 늘면서 다시 콜금리는 7~8%대까지 내려왔으나 여전히 심리는 최악이다. 실제로 리먼의 파산보호 신청 전 2.30%수준에서 움직였던 달러 콜금리는 지난 16일 이후 세 배 가까이 오른 7%를 웃돌고 있다.
스왑시장에서 1년만기로 원화를 주고 달러를 빌릴 경우 지불해야 할 가산금리는 3.5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1주일만에 1.43%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한국은행이 스왑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며 자금 경색 완화에 나섰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전날 -3.00원이었던 1개월물 스왑포인트는 -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업어음(CP) 시장 '올 스톱'
정부가 증권금융을 통해 자산운용사에 국고여유자금 운용에서 CP편입 자제 권고를 했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 이로 인해 CP의 최대 수요처인 머니마켓펀드(MMF)들이 투자를 회피하면서 최고 신용등급인 한국토지공사가 220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유동화어음(ABCP) 차환발행에 실패했다.
가까스로 500억원을 소화할 수 있는 곳을 찾았지만 투자 결정이 철회됐다. 금리와 환율, 주가가 급등락 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 ABCP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일반 기업의 CP발행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특히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의 경우 부동산PF와 관련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CP 만기도래 규모가 많아 유동성 압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은 위기로 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이르지만 시장참가자들의 불안심리가 확대될 경우 미국과 같은 신용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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