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장밋빛 데이터의 함정 [클로징리스크]한화, 대우조선 2012년 매출 20조원 계획...현실성 떨어져
이 기사는 2008년 10월 30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2012년 대우조선해양에 기대하는 매출은 20조원(2007년 7조1048억원)에 달한다. 6조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인수금을 제시할 수 었있던 근거다.
한화의 이같은 긍정적 전망이 금융시장에서는 냉대를 받고 있다. 29일 대우조선의 주가는 9000원대로 주저앉았다. 2003년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다.
고액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다.
우선 대우조선의 영업전망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업황에 대한 펀더멘털과 경영위험을 냉정히 돌아보면 공포에 짓눌린 주가를 이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전 세계 선박 발주 물량이 줄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선박은 25척. 올 1월 80여 척에 비하면 하락세가 완연하다.
대우조선은 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고 자신하지만 수주된 선종 중 해양 플랜트 관련 구조물이 지나치게 많은 게 포트폴리오 상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플랜트 건조기술이 높은 게 인수 시 장점으로 꼽혔지만 이 분야 제품의 이익률은 컨테이너나 유조선 등 조선분야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우조선의 전체 매출 대비 해양특수선의 비율은 지난 2분기를 기준으로 29.68%(9조6074억원). 현대중공업(18.4%)에 비해서도 10% 가량이 높다.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의 이익률은 12~13%, LNG선은 20%에 달하지만 해양 설비인 부유식원유저장설비(FPSO)는 7~8%에 못 미친다.
↑ 현대중공업 매출구성
업계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의 경우 선가는 10억~20억 달러에 달하지만 척당 건조기간이 2~3년으로 매우 길고 선주들이 건조 중 수시로 설계변경을 요구하거나 첫 계약가격을 어기는 게 다반사"라며 "최근 대우의 아그바미나, 현대의 악포나 이익률은 한 자리수를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환율 리스크도 존재한다. 대우조선은 지난 8월14일 위험 헤지 목적으로 선물환과 통화옵션을 거래했지만 예상치 못한 환율급등으로 1486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이 손실 발생금액은 지난 6월 30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 당시 달러/원 환율(1043원)이 최근 1400원대로 급등한 것을 고려하면 우려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해 평가손실이 확정치로 굳어질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3212억 원)의 절반 이상이 날아갈 수도 있다.
한화에 남모를 복안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가정 아래 대우조선의 자본조달비용(WACC)을 12.5%로, 잔여가치(Terminal Value)를 1조5000억 원으로 잡으면 기업 가치는 4조원 수준이다. 현금 할인법(DCF)으로 예상한 2012년의 매출은 16조8950억원으로 20조원에는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선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를 인도할 2010년 경 매출은 14조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현재 수주 선가가 작년보다 높아도 2013년 20조원 매출은 달성하기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대우조선이 지난달부터 대형 유조선 등을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세계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한화의 전망치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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