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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0억 쟁탈전..김&장·세종·광장의 격돌 로펌 대표선수 자존심 건 승부..대학 선후배 날선 공방 예상

박준식 기자공개 2009-01-28 08:53:39

이 기사는 2009년 01월 28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의 박종구(46), 세종의 이창원(46), 광장의 이규화(50).

이름 석 자가 브랜드인 세 사람은 각 로펌의 야전사령관이다. 지분을 가진 파트너 급 변호사이면서 인수합병(M&A) 자문팀의 실무를 이끄는 총책에 해당한다.

명성과 실력을 두루 갖춘 이들이 보기 드문 승부를 앞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실패로 빚어진 이행보증금(Honesty money) 3150억원의 환수 문제로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이 법적분쟁에 돌입할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전초전에선 김&장과 세종이 맞붙는다. 한화가 보증금 환수 문제에 관한 자문을 둘 중 어떤 로펌에 맡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로펌의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대우조선 인수를 공동으로 자문했지만 역할 분담이 명확치 않아 미묘한 갈등을 빚어 왔다.

격전을 승리로 이끌고도 예상치 않은 복병을 만난 주인공은 세종이다. 이창원 변호사가 이끄는 M&A 팀은 한화가 우선협상자가 될 때까지 단독으로 일했지만 이후 갑작스레 등장한 김&장 때문에 자존심이 상했다. 한화가 인수전 자문과 기업결합에 관한 업무를 별개로 여기고 후자를 김&장의 박종구 변호사 팀에 맡겼기 때문이다.

한화의 중재로 양측은 공동 자문사로 일했지만 인수건 자체가 무산되고 보증금 환수 문제가 제기되면서 다시 경쟁 관계에 놓였다.

눈 여겨 볼 점은 동갑내기인 박종구 변호사와 이창원 변호사의 라이벌 관계다. 80년대 중반 1년 간격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두 사람은 학력이나 경력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먼저 졸업한 박 변호사가 사법시험(27회)과 로펌 합류('91), 미국 석사학위('96) 취득 시점 등에서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지만 실무는 다르다.

한화는 주주이익을 위해 소송을 걸어서라도 보증금을 찾을 계획이다. 그러나 소송에 앞서 제3자 조정 등으로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 한화의 방침에 따라 양자의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 인수전을 면밀히 기록한 세종이냐, 기획소송 승률이 높은 김&장이냐의 선택은 2월 첫 주에 결정된다.

한화의 대리인이 누가 되든 본선 상대는 광장이 유력하다. 광장의 이규화 변호사는 팀 내의 어소시어츠 급 4명과 함께 입찰 과정에서 벌어진 시비를 가려 왔다. 포스코와 GS그룹 사이의 컨소시엄 결렬에 따른 자격논란 역시 산업은행을 대리해 의견을 엄격히 내놓았다. 공적 매각의 특수성을 감안한 판단이다.

광장은 사실 챔피언 방어전을 치르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매각 태스크포스(TF)가 보증금 몰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기 때문에 법리논쟁에 있어 우위다. 양해각서의 진술과 보증(R&W) 합의 란에 실사 없이도 계약금과 잔금을 제 때 내겠다는 조항을 넣었고 한화는 이에 동의했다.

다만 정치(精緻)한 논점을 한화의 대리인이 파고들 수 있기에 대비책을 꼼꼼히 세우고 있다. 박종구, 이창원 변호사의 서울대 법대 선배인 이규화 변호사는 실무나 경력 면에서도 후배들을 앞선다.

이 변호사는 미국 튜레인(Tulane)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고 국내는 물론 미국(뉴욕주)에서 변호사 자격('91)을 얻은 업계의 맏형이다.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은 물론 법무부 상법시행령제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변호사가 쟁쟁한 후배들의 날선 공격에 어떤 방패를 만들지도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수 규모가 수천억원대라 기획 소송으로 비화될 경우 로펌의 성공 수수료도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법리 논쟁도 기대되지만 대표선수들이 자존심을 건 싸움에 나섰다는 게 더 흥미롭다"고 말했다.

▶ 이규화 변호사 약력 △'77 용산고 △'81 서울대 법대 △'88 미국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비교법학석사(MCL) (1988) △'90 미국 Tulane Law School 법학박사 (J.D.) △'04 미국 Golden Gate University Law School △'81 사법시험 △'83 사법연수원(13기) △'91 미국 뉴욕주 변호사 △'91 미국 Morrison & Foerster

▶ 박종구 변호사 약력 △'63 강원도 양양 △'81 한성고 △'85 서울대 법대 △'88 사법연수원(17기ㆍ사시27회) △'91 김앤장 법률사무소 △'96 미국 미시간 법대(LL.M.) △'96 미국 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00 미국 뉴욕주 변호사

▶ 이창원 변호사 약력 △'63년 전북 △'82 전주고 △'86 서울대 법대 △'97 미국 보스턴대 법과대학원(LL.M.) △'87 사법시험(29회) △'93 법무법인 세종 △'97 미국 캘리포니아 Gibson, Dunn & Cru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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