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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후순위債 콜 미행사 '후폭풍' 예고 투자자들 "한국물 전체 신뢰도 떨어졌다"

이승우 기자공개 2009-02-11 17:45:21

이 기사는 2009년 02월 11일 1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우리은행 뿐 아니라 국내 외화 채권 발행자들에게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향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의 신용스프레드 상승은 물론 투자기피 현상이 나타날까 우려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스텝업(step up: 만기 5년 이후 금리 적용 조건)조항 이상의 금리를 주는 방안 등 대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11일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발행한 외화 후순위채 4억달러의 콜(조기매입)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어려운 시장 여건과 여러 다양한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 보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발행금리(5.75%)보다 스텝업 조항을 적용한 금리(미국채 5년+406.5bp=10일 현재 5.81%)가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조달 금리가 10%대에 근접하고 있어 향후 5년간 싼 금리로 외화를 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졌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관례를 깨면서 신뢰를 잃었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3개월 주기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도이치뱅크는 일부 은행의 크레딧라인이 끊어지기도 했다.

이미 시장에서 우리은행 후순위채권의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2006년 발행한 후순위채의 수익률이 지난 6일 23%대를 기록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3주만에 5%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외국계 IB 한 관계자는 "조기 매입을 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던 투자자들이 우리은행의 이 같은 결정에 화가 많이 났다"면서 "통념을 깬 것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우리은행의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영향이 이번 외화 후순위채, 그리고 우리은행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본 확충을 위해 향후 우리은행이 다시 외화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들의 외화 후순위채와 일반 외화채권 발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물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외국계 IB 관계자는 "금융거래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우리은행이 이를 깨버렸다"며 "이는 우리은행 뿐 아니라 전체 한국물에 대한 신뢰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을 예견했던 우리은행은 투자자들의 불만을 완화시킬 방안을 주관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외화 후순위 채권을 5년전 발행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재발행해 당시 투자자들에게 차환을 시켜줄 수도 있다. 또 단순하게 당초 스텝업 적용 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후자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불만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강구중"이라며 "스텝업 금리를 좀 더 높게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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