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감사…얼어붙은 벤처캐피탈 한국벤처투자 예비감사 실시... "업무 마비 우려"
이 기사는 2009년 05월 21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사원이 모태펀드 감사에 나섰다. 감사원은 이달 초부터 감사 인력을 파견,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에 대한 예비감사를 벌이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의 요청으로 시작된 이번 감사는 예비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25명 내외의 감사 인력이 투입돼 본감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모태펀드에 대한 감사는 2005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예결위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며 "현재 예비감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본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비감사 과정에서 감사원은 한국벤처투자와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국내 벤처캐피탈을 상대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5일엔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국내 벤처캐피탈에 엑셀파일 형식의 보고 자료 제출을 지시했다.
20일까지 제출을 요청한 이 자료엔 총 17개의 문항이 담겼다.
'조합의 피투자회사에 대한 투자유형' , '조합의 피투자회사 평가 방법' 등 투자와 관련된 질문과 '조합원 구성 및 약정 현황' , '탈퇴 및 지분양도 조합원 구성 및 약정 현황' , '조합 관리보수율 및 지급액' 등 모태펀드 조성과 연관된 문항도 있다.
'피투자회사 매출액 구성 내역' , '피투자회사의 자회사 등 관계회사 현황' 등 모태펀드 자금을 투자 받는 기업에 대한 정보도 요구했다.
또 '벤처캐피탈의 주주 변동내역' , '피투자회사 주주 변동내역' , '투자회사 주주 변동내역' , '창업투자회사 직원 변동내역' 등도 물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조합 간 구주거래 내역 등에 대한 자료도 수시로 요청하고 있다.
감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해석은 분분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모태펀드 자금이 정책 의도대로 집행됐나 △운용사 선정과정에서 투명성이 유지됐나 △벤처캐피탈과 벤처기업 간 특수관계인 거래는 없었나 등에 감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모태펀드의 수익률 등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복수의 관계자는 "모태펀드가 결성된 지 4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은 논외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벤처캐피탈 직원 변동과 투자회사 주주 변화, 피투자회사 주주 변동에 관한 내역을 물어온 것으로 보아 (감사원이) 특수관계인 거래를 유심히 되짚어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투자회사에 대한 평가 방법과 투자목적에 따른 투자 현황 등의 질문으로 미뤄 볼 때 정책 목적에 따른 자금 집행이 이뤄졌는지도 감사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감사 과정에서 벤처캐피탈 시장이 마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모태펀드에 대한 감사가 그동안 없었다는 점에서 감사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2차 모태펀드 집행과 3차 모태펀드 재원 마련을 앞두고 있는 한국벤처투자가 감사원 감사에만 시간을 보내면 결국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도 "인력이 부족한 대부분의 벤처캐피탈도 투자 업무를 미뤄둔 채 감사원에 제출할 자료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펀딩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에게 또 하나의 짐이 생긴 셈"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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