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금융지주사 채권 너무 찍었나 단기 발행 급증, 은행채와 차별화, 계열사 리스크 부각
이 기사는 2009년 07월 20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사 채권의 가치 하락은 단기 발행량 급증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높은 신용도로 발행에 성공했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금리가 크게 오르기 시작한 것.
특히 위기 발생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은행채와의 차별성이 부각된 점도 지주사 채권 가격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융위기 후 스프레드 급속 확대
금융지주사 채권의 민평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부터다. 당시 KB·하나지주의 경우 유통 회사채가 없어 평가 대상이 아니었지만, 채권 발행이 활발했던 신한·우리지주 채권을 통해 대략적인 정황을 살펴볼 수 있다.
신한·우리지주 채권은 지난해 10월 이전만하더라도 AAA급 민평금리와 ±2~3bp 수준의 차이를 보이며 최고 등급 기업으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0월 들어 한달만에 자기등급과의 스프레드가 20bp까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은행 자본확충을 위해 채권 발행을 대거 늘리면서 수급 불균형을 초래, 2월말 자기등급 민평보다 30bp 높게 금리가 형성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최초로 공모채 발행에 나선 하나지주의 경우 시작부터 높은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하나지주 1회차 채권의 발행·평가수익률(12월2일)은 모두 8.10%로 AAA급 민평과 31bp 차이를 보였다.
하나지주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12월 한달 동안 1조3000억원어치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했고, 올 상반기에도 5500억원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단기간에 투자수요를 훨씬 웃도는 물량이 넘치자 연말 한때(12월22일) 48bp까지 스프레드가 벌어졌다. 올해 2월18일에는 69bp로 사상 최대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발행량을 꾸준히 늘렸던 지난 4월말까지 계속돼 AAA등급과의 민평 스프레드가 40~60bp 사이를 오르내렸다.
KB지주 역시 지난해 12월 최초로 공모채 시장에 등장해 5000억원을 조달했다. 하나지주보다 그나마 상황이 나았지만 현재까지 자기등급 대비 20~30bp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되고 있다.
"지주사채보다는 은행채가 낫다"
금융지주사 채권의 단기 발행량 급증은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지며 금리 상승의 주된 요인이 됐다. 특히 은행채와의 차별성까지 부각되면서 채권가치는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주사보다 정부의 직접적 지원 가능성이 큰 은행의 위험요소가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
실제로 지주사 채권은 금융위기 이전만하더라도 은행채와 가격면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한지주 채권의 경우 지난해 10월 은행채보다 도리어 금리가 1~3bp정도 낮았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는 '위기 발생시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진화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금리가 급격히 상승했다. 결국 계열사 리스크에 재무적 지원 부담까지 얹어져 크레딧물 스프레드(은행채·AAA회사채 대비)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
지주사 채권은 지난해 11월부터 금리차를 꾸준히 확대했고, 올해 1월에는 은행채보다 70bp 높게 수익률이 결정되기도 했다.
이후 지주사 발행량 감소와 함께 은행 지원 부담이 줄어들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20~30bp 높은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에 지주사 물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은행채에 비해 수요가 적다는 점이 금리차를 확대하는 주된 이유"라며 "차입금 증가로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 악화가 현실화한 점도 채권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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