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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워크아웃, 우투는 웃고 한투는 울고 CLN ABS 발행 비슷했지만 구조 차이로 희비

김동희 기자공개 2010-01-14 08:25:04

이 기사는 2010년 01월 14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행시장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구조도 비슷했다. 그러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07년 금호산업 신용연계상품을 토대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얘기다.

우리투자증권은 파생결합증권(DLS)의 준거기업인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선언하자 되레 수익을 낼 기회를 얻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비슷한 상품에 투자했지만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신용연계채권(CLN)을 발행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투자금의 75%를 상각했으며 기초자산을 얻기위해 결과를 장담 못하는 지루한 국제소송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투證, DLS 위험회피 불구 손실없이 되레 '이익'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07년 5월 우리CLN 유동화전문회사를 만들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만기는 2년 4개월(2010년 9월20일)이며 규모는 500억원.

기초자산은 우리투자증권이 발행한 사모파생결합증권(DLS) 450억원과 현대하이스코가 발행한 회사채 50억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발행한 DLS 500억원 가운데 450억원을 유동화하고 나머지 50억원은 자체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투신운용이 500억원의 ABS에 투자했다.

DLS의 준거기업은 금호산업이며 대상채무는 대우건설의 주식과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금호산업의 신용위험을 팔고 투자자(아이투신운용)는 금호산업의 신용위험을 인수하는 구조인 것이다.

준거기업에 신용사건(Event)이 발생하면 우리투자증권은 투자자에게 일정부분의 현금을 주거나 보유 채권을 넘기면 된다. ABS를 발행해 얻은 돈은 그대로 남는다. ABS자체만 놓고 보면 금호산업에 문제가 생겨도 우리투자증권의 손실은 거의 없고 되레 수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은 대우건설 주식 매입을 통해 DLS발행의 투자위험을 회피(헤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줄어든 상태다.

대우건설 주식을 매입한 뒤 ABS를 발행해 투자금을 회수했지만 투자자에게 대우건설 주식을 넘기거나 일정 금액의 현금으로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워크아웃을 신용사건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법적인 문제도 남아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이번 ABS 발행 자체를 통해(헤지투자 제외) 우리투자증권이 거둘 수 있는 이익 수준은 현금으로 상환할지, 기초자산을 넘길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며 "현금으로 상환한다면 투자자에겐 일반적으로 채권값이 떨어진 것을 감안해 DLS기초자산(450억원)의 절반인 225억원 정도만 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위험회피를 위해 주식을 매입했다면 워크아웃 이후 그 만큼 나중에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투證, 리먼에 '울고' 금호산업 워크아웃에 또 '울고'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07년 3월 리먼브라더스가 발행한 CLN에 투자해 ABS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4개월이며 규모는 3000억원. 준거기업과 대상채무도 우리투자증권과 같았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이 1670억원을, 신한금융투자와 아이투신운용이 각각 1000억원과 33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과는 달리 손실이 컸다. 상품의 배팅도 달랐다. 대우건설 주식도 한국투자증권이 아닌 리먼브라더스가 갖게 됐다. 기초자산인 CLN의 발행을 리만브라더스가 맡으면서 준거기업인 금호산업의 신용위험을 떠안는 쪽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는 투자자가 대우건설의 주식과 풋옵션도 받지 못했다. 금호산업이 이자를 줄수 있었지만 넘겨받을 곳이 없었다. 이로인해 한국투자증권은 75%(1252억원)의 상각을 진행했다. 나머지 투자자들도 비슷한 규모로 손실을 처리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리먼브라더스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 기초자산을 매각하지 못하게 가처분 결정을 받아놨다. 리먼 영국 및 미국법인과도 협상을 하고 있다.

문제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리먼에게 대우건설 주식을 받더라도 투자손실을 회복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이미 대우건설의 주가는 많이 떨어진 상태로 손실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오를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으로 인해 직접적인 투자 손실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원리금을 회수의 부담이 커진 것이다.

아직까지는 기초자산인 대우건설 주식과 풋옵션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구조화상품을 만들어 팔았지만 신용위험을 떠안느냐 넘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랐던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비슷한 상품을 내놨지만 상품의 위험에 배팅하는 방법이 전혀 달랐다"며 "결과적으로 그 작은 차이가 증권사의 손실이 나느냐 수익이 나느냐를 결정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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