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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민영화, 경영권 매각이냐 상장이냐 KoFC 매각 선호 VS KAI 임직원 상장 선호

배장호 기자공개 2010-02-04 15:41:13

이 기사는 2010년 02월 04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민영화 방식에 대해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로선 일괄 지분매각 가능성을 점치는 쪽이 우세하지만, 기업공개(IPO)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KAI 최대주주인 한국정책금융공사(KoFC)의 유재한 사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싱가포르 입찰 성사 이후 KAI 매각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이 경영권 매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공사측은 "원론적 수준의 발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정황은 정책금융공사가 경영권 매각에 대한 의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KAI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KAI는 지난해부터 이사회에 상장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올리는 등 상장 준비에 들어갔으나, 김홍경 KAI 사장이 지난달 22일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만난 후 상장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와 함께 회사 정관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분 매각 등 중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결요건을 기존 3분의 2 이상 찬성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삼성테크윈, 현대자동차 등 기타 주요주주들의 입장은 아직 불분명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장 방식을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KAI 내부 임직원들의 정서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KAI 주요주주사 고위 관계자는 "회사가 극도로 어렵던 2006년 당시 임직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는 등 지난 10여년간 크고 작은 고통을 감내해 회사에 대한 애착이 상당하다"며 "민영화 방식에 대해서도 KAI 내부 정서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KAI 지분 구조는 2006년 1200억원 규모 채권에 대한 출자 전환을 통해 30.53% 지분을 보유한 정책금융공사가 1대 주주다. 이와 함께 현대차, 삼성테크윈, 오딘·DIP홀딩스가 각각 20.54% 지분을 균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현행 정관 하에서는 주요주주 중 두곳만 반대해도 경영권 매각이 불가능하다.

정책금융공사가 KAI에 대한 잠재 인수자를 미리 섭외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공사가 상장보다는 매각에 더 비중을 두고 있을 것이란 추정이다.

거론되는 인수후보로는 한진, 한화, 현대중공업 그룹 정도. 이 중 한진그룹은 지난해 재무개선 작업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KAI 인수가 물건너 갔다. 한화의 경우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과 연관해 KAI 인수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추론때문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이들 후보들은 정부가 항공산업을 국가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플랜을 긍정 평가하며 KAI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AI는 지난 1999년 10월 국내 항공산업 역량 결집을 위해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설립 후 7~8년동안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주주와 채권자들로부터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 출자 전환 등 두차례의 자금 지원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 2~3년새 영업과 재무 측면 모두 안정을 되찾았다.

2009년 6월말 기준 수주잔량은 5조원 대로 4년전에 비해 두배 이상 커졌다. 2006년 T-50 고등훈련기 양산 프로젝트, 한국형 헬기 KHP 개발 프로젝트 등 군수사업에서의 신규 수주가 크게 늘었고, 특히 민수사업에서도 보잉, 에어버스의 여객기 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등 수주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2008년말 현재 군수사업과 민수사업 매출액 비중은 61.2% 대 38.8%로 군수사업 의존도가 크게 완화되는 등 사업 수익성 구조가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2007~2008년 연평균 2000억원을 초과하는 잉여현금(FCF) 창출로 2005년 9000억원에 육박하던 순차입금 비중이 1000억원 안팎으로 크게 감소해 재무안정성도 크게 개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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