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계열사 신용도 '승승장구' 계열사 잇따라 신용등급 상향…기아차 선방 한몫
이 기사는 2010년 03월 02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사가 잇따라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토요타 리콜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되는 데다 계열사의 실적 향상·재무구조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룹 전반의 신용도를 억누르던 기아차에 대한 디스카운트(저평가)가 완화되면서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상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계열사 줄줄이 등급 상향…그룹 경쟁력 강화
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위아·현대파워텍·다이모스 등 그룹 주요 부품 계열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한 노치(notch)씩 올랐다. 모두 5~6년 만에 등급 상향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경우다.
6년 만에 신용등급이 오른 현대위아(A0)는 차입금 만기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현대위아는 그룹 계열사에 대한 매출 비중이 70% 이상이다.
이 덕분에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성장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그룹 내 완성차 업체의 활발한 신차출시는 현대위아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현대파워텍(A0)도 5년 만에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과 수익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조정 이유지만 그 바탕에는 글로벌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자리하고 있다.
다이모스(A-)의 유효 신용등급은 아직 그대로다. 하지만 한신정평가가 이날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상향 조정하면서 유효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은 높아졌다.
다이모스는 해외 제조법인 설립에 따른 투자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사업·재무 안정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우석 한신정평가 연구위원은 "그룹의 주요 부품제조사로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이 유지되고 있다"며 "유동성 대응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환경변화에 따른 안정적인 현금흐름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위아·현대파워텍·다이모스는 오랫동안 신용등급에 변화가 없던 만큼 국내 신용평가사에 지속적으로 등급상향을 요구해왔다. 채권시장에서도 자기등급에 비해 낮은 평가수익률(높은 채권가격)을 보여왔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채권분석팀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내 재벌 서열에서 우위를 다투는 LG나 SK그룹의 주력 계열사 신용등급이 지난해부터 상향 조정된 점을 고려하면 현대·기아차그룹 주력 계열사의 등급 상향도 기대해 볼 만한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아차 디스카운트 완화 덕분…"계열사간 차별화 힘들어"
계열사 등급 상향에 가장 부담이 돼 왔던 건 바로 기아차(AA-)였다. 기아차는 해외 잠재부실 문제로 시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한 때 기아차의 시장수익률은 자기 등급에 비해 두 노치 이상 높게(채권가격은 낮게) 평가됐다.
그룹에 대한 신용평가에 있어 계열사간 서열은 무시하지 못할 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하위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올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아차 해외 현지법인의 재고자산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차입금이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도요타 리콜 사태에 따른 수혜를 이어갈 경우 재무안정성 개선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남영 신영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부품 납품업체의 마진 확보가 용이해졌다"며 "부채비율 감소와 확대된 이익률이 등급 상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결정적인 건 기아차의 크레딧 리스크(위험) 축소"라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등급 상향 러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위아·현대파워텍·다이모스가 같은 그룹의 계열사지만 업체별로 실적과 중요도에 차이가 있다"며 "A0등급으로 모두 같아지면 업체간 차별화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초반에 비해 신뢰가 쌓인 편이지만 등급이 상향 조정될 만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달라진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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