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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의지가 최대 변수 정준양VS신동빈 인수의지가 승부처 될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0-05-06 17:46:13

이 기사는 2010년 05월 06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의 승자를 가리게 될 본입찰 가격은 일합(一合) 승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과거 대우건설 고가매각으로 홍역(?)을 치룬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우인터내셔널까지 가격 올리기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삼정KPMG와 함께 매각 주관 업무를 맡고 있는 메릴린치 역시 앞서 GS백화점·마트(롯데), 대우조선해양(포스코) 딜 등을 통해 포스코 및 롯데와 인연을 맺어왔다. 굳이 가격경쟁을 통해 이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결국 양측의 최고 경영자(CEO)의 의지 여부에 따라 승부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준양 회장(포스코)과 신동빈 부회장(롯데) 모두 ‘이길 수 있는 가격’을 각 실무진에 지시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예비입찰에서는 롯데가 시가 수준의 가격을, 포스코는 여기에 일부 프리미엄을 덧붙인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로선 최근 몇 년간 계속된 M&A에 따른 자금 지출, 포스코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필요한 실탄을 남겨둬야 한다는 점이 본입찰가 산정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누가 이번 딜에 더 적극성을 보이느냐에 승패가 달려있는 셈이다.

최대 관심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과연 어느 선까지 인수가를 용인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 회장의 바람과는 달리 그 동안 대우인터 인수에 대한 이사회 일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취임이후 대형 M&A 시험대에 올랐다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경쟁자인 신동빈 롯데 부회장이 오너 일가라는 점도 열세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M&A 실패 이후 교체된 정준양 회장의 첫 대형 M&A라는 점에서 실무자들을 중심으로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롯데의 경우 뒤늦은 인수전 참여, 금융자문사 없이 회계·법률 자문사만을 둔 점 등 외형상으로는 포스코에 밀리는 감이 없지 않다. 호남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해외 개발 사업에 대우인터를 활용하겠다는 롯데의 전략 역시 무게감이 떨어진다.

다만 '오너'인 신 부회장이 의지를 가지고 입찰에 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의 입찰에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롯데지만 포스코라는 강적을 만난 상황에서 예상을 웃도는 입찰가를 적어낼 가능성도 있다. 롯데는 이미 바이더웨이를 비롯한 GS백화점·마트 딜에서 과감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우인터가 보유한 교보생명 24% 지분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업에 관심이 없는 만큼 인수 후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염두에 뒀던 포스코지만 롯데는 다르다. 그 동안 손해보험, 카드사 등의 인수를 통해 금융업을 확장해 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교보생명 지분을 염두에 두고 인수전에 참여한 것일 수 있다.

물론 롯데 경영진에서 교보생명 지분을 대우인터 인수 목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캠코의 교보생명 보유 지분(9.9%), 수출입은행 보유분(5.9%) 등을 추후 인수한다면 신창재 회장과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꼭 경영권 인수가 아니더라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형태로의 투자도 가능하다.

일단 롯데는 국민은행, 신한은행을 포함한 다수 금융기관을 통해 인수자금 일부를 조달할 계획이다. 인수주체인 호남석유화학을 포함한 계열 7개사의 현금 자산을 모두 합해도 2조원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경우 본입찰 시 예금잔액 증명서만을 첨부한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즉 자체 보유자금으로만 3조원이 넘는 인수 자금을 충당하겠다는 것. 설사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확약서(LOC)가 필요하더라도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에 받아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6조7000억원에 이른다. 자금조달력에서 이토록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6조원이 넘는 인수가로 인해 LOC준비가 불가피했던 과거 대우조선해양 딜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포스코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딜에 LOC의 유무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어느 쪽이 우선협상자가 되더라도 포스코와 롯데 정도의 크레딧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자금 조달을 염려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융기관 쪽에서 5%이하의 낮은 금리 요청을 우려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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