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6월 17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설계업체 실리콘웍스와 휴대기기 입력 솔루션 기업 크루셀텍 투자로 각각 1000%대 수익률'
주식시장의 작전주 수익률이 아니다. 이는 벤처캐피탈 전문업체인 LB인베스트먼트(이하 LB)가 비상장사 투자를 통해 얻게 되는 수익률이다.
두 회사에 지분투자를 했던 LB는 올해 이들 회사가 잇달아 상장하게 됨으로써 투자자금의 10배가 넘는 금액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투자 당시 지분 취득가보다 공모가가 10배 이상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거나(실리콘웍스)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크루셜텍) 때문이다.
투자금액은 각각 약 45억원, 10억원 정도니 50여억원 투자로 무려 500억원이 넘는 이익달성이 가능하게 됐다.
투자 기간은 각각 약 2년과 6년으로 이 기간 이같은 고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으니 '대박중 대박'이라 할 만하다.
'1000%대 수익률'이 놀라울 따름이지만 이같은 과실을 얻기 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실리콘웍스의 경우 LB가 투자를 단행한 시기는 2008년 하반기 리먼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던 때였다. 실리콘웍스는 위기 상황에 대비한 현금 확보가 필요했고 LB는 과감히 투자를 단행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IT전문가들이 주축인 LB는 오랫동안 지켜봐온 실리콘웍스의 가치를 믿었다.
하지만 리먼발 금융위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고 투자 담당자들은 마음을 졸이며 사태를 지켜봐야했다. 투자를 단행한 직후에는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생산이 중단되기도 하는 등 그 해 연말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투자 실패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실리콘웍스가 작년 애플과의 계약이 성사되면서부터. 실리콘웍스의 기술력이 애플로부터 인정을 받고 애플로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하자 실적은 드라마틱하게 급성장을 했다.
애플과의 계약 체결로 실리콘웍스의 2008년 영업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3배 가량 늘어난 211억원을 기록했고, 작년 영업이익도 361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LB가 생각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의 실적을 달성한 것이었다.
실리콘웍스 투자를 담당한 LB 관계자는 "지금은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그 당시만해도 마음 고생이 워낙 심했다"고 말했다.
크루셜텍 투자 역시 실리콘웍스 투자 때만큼 더욱 시장 상황은 안갯속이었다.
LB가 크루셜텍에 투자한 2004년말 당시 크루셜텍이 집중하던 광통신시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박기호 LB 상무는 "그 때만해도 누가 광통신에 관심을 가졌겠나. 광통신 시장에 대해서는 아무도 쳐다도 보지 않던 때"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LB는 그러나 크루셜텍이 새롭게 개발한 '초소형 광 조이스틱'을 주목했다. '옵티컬 트랙 패드(OTP)'로 알려진 '초소형 광 조이스틱'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휴대기기의 화면에 커서를 조정하는 초소형 장치로 다방면에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상은 적중했고 2008년 RIM사의 스마트폰인 블랙베리에 OTP가 사용되면서 크루셜텍의 매출이 증가, 작년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크루셜텍은 그동안 쌓아올린 실적을 바탕으로 내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투자회사들의 잇단 상장으로 LB는 대박을 터트리게 됐지만 막상 LB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무덤덤한 반응이다. 그만큼 하나의 대박을 위한 희생도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LB는 좋지못한 시장 상황에 부실자산을 정리하면서 6년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겪어본 LB 관계자는 이번과 같은 대박 사례에 대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분야에 대한 정확한 배경지식과 전망, 투자회사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오랜 기다림을 참고 견딜 수 있었을까.
이번 '1000%대 수익률' 대박은 벤처캐피탈이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초기 리스크를 감수하고 핵심역량을 가진 회사를 발굴, 지원해 보상을 받게 된 사례이기에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숨어있는 '흙속의 진주'를 발굴하는 사례가 더 많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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