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코레일..'삼성물산 압박' 카드 먹힐까 느긋한 삼성 "법과 원칙 준수"...사업정상화 시간적 한계 걸림돌
이 기사는 2010년 08월 20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컨소시엄 대표사로서 신용보강 의지가 없다면 사업에서 손을 떼라”
코레일이 삼성물산에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양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업계약 해지 권한을 갖게 된 코레일이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국가적 프로젝트를 볼모로 잡는 행태를 중단하고 길을 터주면 다른 투자자들의 참여기회가 늘어 사업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있는 삼성SDS의 투자 지분도 LGCNS로 대체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겉으로는 눈에 가시인 삼성물산을 내보낸 뒤 정상화 해법을 찾아 직접 사업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러나 이면에는 사업계약 해지에 쫓기는 코레일의 다급함이 배어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9일 코레일의 공식회견 직후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해석이다. 그래서 마땅히 구체적인 입장을 언급할 이유도, 가치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저 법과 원칙에 근거한 이사회 판단에 맡기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할 뿐이다.
이는 삼성물산이 코레일의 의도와 달리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양도 요구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삼성물산 입장에서 지급보증 합의안을 찾지 못해 계약해지를 당하는 것이나, 이사회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용산역세권개발 지분을 내놓게 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 어느 쪽이든 최악의 경우 공사 수주 물량을 잃는 건 마찬가지이다. 삼성물산의 손실분은 출자금 1조원 중 640억원에 불과하다.
오히려 코너에 몰린 건 토지 판매자인 코레일이다. 삼성물산의 퇴출이 사업 정상화를 보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시간이 부족하다. 오는 9월17일 자산유동화사채(ABS)의 이자납입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4주. 단기간 내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출자자간 의견을 통합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물리적인 한계가 최대 걸림돌이다.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 코레일은 8조원 규모의 토지 판매 기회를 놓치게 된다. 부지를 팔아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고속철도 시설 부채를 갚을 기회도 물 건너 간다.
코레일이 오는 20일로 예정된 사업계약 해지 효력 발생일을 하루 앞두고 요란하게 개최한 기자회견이 책임 회피와 시간 벌기를 위한 군색한 변명으로 들리는 이유다.
공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인 드림허브 이사회로 넘어갔다. 삼성물산은 여전히 건설사 지급보증 의무가 애매모호하게 명시된 주주간 협약을 근거로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레일이 여기에 맞설 법적 논리와 명분을 찾지 못한다면 이 싸움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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