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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선박펀드, 전략의 수정 해운경기 살아나…중소 해운사 등 틈새시장 공략

한희연 기자공개 2010-12-20 07:14:43

이 기사는 2010년 12월 20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선박펀드 프로그램 'KDB Let’s Together Fund'가 연말까지 총 18척을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40여 척 정도는 매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 외로 업황이 조기 회복되자 지원을 원하는 해운사가 줄었다.

산업은행 선박펀드는 자금난에 빠진 해운사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2007년 7월 조성됐다. 프로그램 출범 당시에는 국내 해운업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는 등 시기적으로나 펀드의 구성면에서 참신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해운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펀드 설립의 취지가 희석됐다. 잠잠하던 타 금융기관도 서서히 진입을 시도하는 등 선박금융 시장도 부활하고 있다. 산업은행 선박펀드는 2011년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 해운사 유동성 지원 목적…선박 매입대금 전액 금융제공

산업은행 선박펀드 프로그램은 모태펀드인 'KDB Shipping Fund'와 산업은행 대출이라는 백업구조로 이뤄져 있다. 타 선박펀드와 다르게 선박 매입대금 전액에 대해 금융을 주선하거나 직접 투자한다.

< Structure of KDB Let’s Together Fund Program >

선박을 매입하게 되는 모듈은 크게 세 가지로 정해진다.

외국자본을 선순위 대출자(lender)로 유치하는 경우와 국내 금융기관을 공동 선순위로 유치하는 경우, 앞의 두 가지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가 이에 속한다. 각 선박의 특성에 맞게 해당 타입을 적용한다.

< Recent Transaction of KDB Let’s Together Fund Program >

첫 모태펀드인 'KDB Shipping Fund 1호'는 2009년 7월30일 2조원 규모로 조성됐다. 해운 경기의 악화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업의 구조조정을 위해서다. 금융계약이 체결되지 못한 신조 중인 선박을 지원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사와 건조계약 취소 위험에 처해있는 조선사와의 상생 모델을 제시한다는 취지였다.

산업은행이 STX팬오션·대우조선해양·동부화재 등과 함께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해운사의 신조 선박과 중고 선박을 매입하는 구조다.

넉달 후인 2009년11월30일 'KDB Shipping Fund 1호'는 처음으로 선박을 매입했다. 대한해운의 180K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을 67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건은 캐나다의 노바스코샤(Nova Scotia Bank)가 선순위 렌더(lender)로 50%, 산업은행이 후순위로 19%, 나머지는 선박펀드가 27%를 지원하는 '타입1' 형태로 이뤄졌다.

◇ 40여 척 예상했는데…경기 살자 해운사들 지원 원하지 않아

이후 선박펀드 프로그램은 올해 11월말까지 총 15척의 선박을 사들였다. 총 규모는 7억560만 달러 가량이다.

예정대로 12월 중 추가로 3척을 매입한다면 출범 후 총 7억8560만 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대한해운(5척) 폴라리스쉬핑(4척) 동아탱크(2척) 삼호해운(2척) 한진해운(2척) 장금상선(2척) 팬오션(1척)의 선박이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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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6척은 외국 금융기관이 선순위 대출을 하는 타입1의 방식을 택했다. 3척은 국내 금융기관이 공동 선순위 대출로 들어오는 타입2, 9척은 산업은행과 선박펀드가 함께 지원하는 타입3의 방식으로 지원됐다.

산업은행 선박펀드는 결과적으로 월별로 1척 정도를 매입한 셈이다. 올해 초 연간 매입 예상 물량인 40여 척에 크게 미달한다. 펀드 설립을 크게 반겼던 해운사들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자 선박펀드의 지원을 원하지 않았다.

◇ 내년엔 선박금융 시장의 부활...전략의 수정

내년에는 해운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은행 선박펀드 프로그램의 선박매입 전략도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게다가 최근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선박 금융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해 주춤했던 선박금융이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아직은 선박 매입 금액의 일부만 지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해운사 입장에서는 금융을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어진 셈이다.

상황 변화를 반영해 산업은행 선박펀드는 내년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선박펀드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해운사는 전체 시장에서 상위 그룹에 속하는 회사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소 해운선사 중 신규 발주는 했지만 금융을 구하지 못한 경우 등 아직 지원을 필요로 하는 회사들이 많다.

또 다른 금융기관의 선박금융은 전체 금액을 모두 지원해 주는 경우가 드물지만 산업은행 선박펀드는 대규모로 전체 금액을 지원해 준다는 점도 내년 틈새시장 공략 키워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 선박펀드만의 구조를 필요로 하는 틈새시장이 있다"며 "내년 해운경기가 좋아지겠지만 중소 해운사에게는 우리의 존재가치가 아직 있다고 생각하고 마케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KDB vs KAM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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