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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섬, 기관 수요예측 외면 배경은 원주 단기 급등 부담..10% 할인율 제한도 매력도 떨어뜨려

정준화 기자/ 김용훈 기자공개 2011-01-13 17:41:27

이 기사는 2011년 01월 13일 1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 상장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높은 가운데 올해 첫 번째 타자인 중국 고섬의 수요예측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가의 참여율이 저조해 원인 분석과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10일 이틀간 중국 고섬 주식예탁증서(KDR)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전체 공모주식수 3000만주의 80% 물량을 배정 받았던 기관투자가중 44.5%만 참여했다. 기관의 절반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셈이다.

고섬 주가의 단기 급등으로 인해 공모가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른 탓으로 해석된다. 확정공모가를 결정한 10일 싱가포르 증시에서 고섬 종가는 0.45싱가포르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달 14일 결정된 공모예정가 0.34싱가포르달러에 비해 약 32%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10월 이 회사 주가가 0.20싱가포르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2개월만에 두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주가 급등의 배경은 한국 증시 2차상장에 따른 유동성 확보로 풀이되고 있다. 고섬 관계자는 "대규모 폴리에스터 제조라인을 구축하는 화상(Huaxiang) 프로젝트 비용의 60%(약1800억원)를 한국에서 조달한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 요인"이라고 밝혔다.

결국 한국 2차상장 재료가 높은 확정공모가에 영향을 미친 셈인데,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거래소의 유상증자 할인율이 홍콩이나 국내시장에 비해 박하다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린 요인이다.

2차상장은 현지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원주를 기준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것과 같아 할인율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싱가포르 현지 규정에 따르면 유상증자시 할인율은 10% 이내로 제한돼 있다. 반면 홍콩은 20%, 국내는 30%까지 적용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수 IPO펀드의 경우 상장시 단기 차익을 보고 공모에 참여한다"며 "최근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측면이 있고 단기 수익을 낼 수 있는 범위도 10%로 제한되다보니 가격 메리트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종 확정가가 정해진 후 기관의 주문을 받는 시간이 짧았던 점도 저조한 참여율에 영향을 미쳤다. 보통 국내 IPO의 경우 북빌딩이 장중 마무리 되지만 고섬의 경우 확정공모가 정해진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두 시간만 기관들로부터 접수를 받았다. 최종 공모가가 확정일 당일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거래된 가중평균치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내 시장에 싱가포르 상장사가 2차상장 형태로 들어오는 것은 처음인 탓에 공모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화학섬유인 차별화 폴리에스터를 생산하는 고섬의 성장성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은 단기 수익률 측면에서 부담을 느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아 밸류에이션은 적정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 고섬 매출액은 2007년 1634억원에서 2008년 2911억원, 2009년 3386억원으로 연평균 40%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고섬측은 공모자금을 활용한 생산설비 구축이 완성되면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재료인 PET칩 연간 생산 규모가 40만톤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회사 매출도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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