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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증권사 자문형랩 '상투' 잡을라 현대·SK證 수수료 인하 등 영업 강화…이미 대형 증권사 과점화

김영수 기자공개 2011-02-21 10:48:04

이 기사는 2011년 02월 21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문형랩 영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자문형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기존 고객을 뺏길 위험이 커졌고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판단때문이다.

그러나 중소형 증권사 대부분은 증권중개(brokerage) 업무에 치중하던 곳으로 자산관리 부문의 경쟁력이 대형사에 비해 떨어지는 형편. 게다가 자문형랩 시장이 이미 대형사 위주로 구도가 짜여져 있고, 거품 논란마저 일고 있어 자칫하면 상투를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자문형랩 시장에서 중소형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 등에 나서면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문형랩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HMC증권과 IBK투자증권 등도 시스템 개발을 진행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다.

수수료를 연3%에서 연1.0∼1.5%로 인하한 현대증권은 지난해 1월부터 19개 자문사와 연계된 37개 자문형랩을 판매하고 있다. 17일 현재 자문형랩 잔액은 2000억원을 넘어섰으며 해외 자문형랩 등 신상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오는 28일에는 적립식으로 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일반투자자용과 거액자산가용인 Q&A프리미어랩 등 자산고객군별 서비스도 차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2.0%의 수수료를 징수해왔던 SK증권도 지난 17일부터 연0.99∼1.4%로 낮췄다. SK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창의 등 10개사의 자문형랩을 판매, 운용중이며 17일 현재 판매잔액은 240억원이다.

SK증권은 수수료 인하를 계기로 앞으로 시장친화적인 수수료 정책을 신규 출시상품에도 적용하는 등 자문형랩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4월부터 AK, 레오, 한국창의 등 12개 자문사연계형 자문형랩을 판매, 운용중이다. 17일 현재 판매잔액은 70억원이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한화증권은 브로커리지 위주의 영업을 하기 때문에 자문형랩은 상품라인업 차원에서 운용하고 있다"며 "주거래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수수료는 연3%로 일괄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한국창의, J&J, 우리자산, LS, 슈프림, 가울 등 13개 자문사와 연계된 자문형랩 15억3400만원 어치를 판매, 운용하고 있다. 수수료는 연3%다. 1억원 이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2개 맞춤형(사모형태, 4억1000만원)에 대해서는 선취수수료 3%를 부과, 운용중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공모형으로 운용되는 자문형랩의 수수료는 연3%이며 사모형은 고객과 상의해서 결정하고 있다"며 "추가로 설정되는 사모형은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지난해 12월말부터 LS운용, 템피스, 웅진루카스, 이룸 등 4개사와 연계된 자문형랩을 판매, 운용중이다. 수수료는 연1.6%∼2.0%로, 투자자별 차등적용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이번주 열 예정인 분당지점 등 총 5개 지점을 통해 자문형랩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문형랩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증권사들도 속속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HMC증권은 한국금융공학컨설팅에 의뢰한 자문형랩 시스템 구축을 오는 8월께 완료할 예정이다.

HMC증권은 이에 앞서 사전마케팅 차원에서는 오는 6월중 한국창의의 자문을 받는 사모펀드(플러스자산운용에서 운용)를 출시할 계획이다.

IBK투자증권도 자문형 랩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시스템 구축에 앞서 고액자산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7일부터 브레인투자자문, HR투자자문으로부터 자문을 받는 자문형신탁상품을 판매, 직접 운용하고 있다.

중소형증권사들의 자문형랩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대형사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상투를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에만 약 8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다 투자금액이 늘지 않으면 인력 등 관리비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상품라인업 차원에서 어쩔수 없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회사도 있어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사모펀드(헤지펀드 등)가 활성화될 경우 중소형증권사들의 먹거리 찾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럴 때일수록 대형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 영업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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