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3월 04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에서 분사해 설립된 KB국민카드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달비용 상승과 마케팅 비용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국민은행의 신용도에 힘입어 조달했던 운용자금을 자체 신용으로 충당해야 한다.
◇ 외부조달 비용 30bp 상승…공동판관비 효과 사라져
분사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은 대략 3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은행과 공동으로 관리해온 판관비와 마케팅 비용을 독자적으로 부담하면서 연간 1500억원 안팎의 추가비용도 예상된다. 신규 상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어 초기 비용은 더 확대될 수도 있다.
분사 이전 카드사업부문은 국민은행의 은행채 발행과 은행 수신의 일부로 필요 자금을 충당했다. 분사 이후 국민은행에서 승계한 외부자금 역시 전액 은행채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카드의 외부자금 조달 규모는 총 9조3000억원이다. 기존 은행채는 전액 국민은행이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신용도가 유지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만기가 돌아온 은행채를 차환하거나 신규 채권을 발행할 때는 KB국민카드의 신용도에 기반하게 된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매긴 KB국민카드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국민은행(AAA)에 비해 한 노치(notch) 낮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3년 만기 국민은행의 은행채(KIS채권평가, 3일 기준) 수익률은 4.35%다. 동일한 만기의 AA+등급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수익률은 4.65%다. 30bp(0.01%포인트=1bp) 차이다.
KB국민카드 자체 신용으로 현재 외부자금과 동일한 규모의 조달을 할 경우 대략 279억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당장 내달부터 기존 은행채 만기가 돌아와 KB국민카드는 본격적인 금융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삼성·신한·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이 올라 은행채와 우량 여전채의 스프레드(금리차)가 많이 축소됐다"며 "유효등급 상향이라는 이슈가 없었으면 분사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 상대적으로 높은 리볼빙 자산 비중
시장 참가자들은 카드 시스템 분리와 신규 인력 보강, 마케팅 비용 등 고정성 경비가 늘면서 KB국민카드의 올해 수익성이 분사 전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산업의 경쟁강도를 고려할 때 급격한 시장지위 개선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경쟁 전업 카드사에 비해 낮은 KB국민카드의 마케팅 비용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뒷받침해줬다. 신용카드 영업·관리와 관련해 국민은행의 내부인력을 공유하면서 카드비용 부담을 상당 폭 줄인 덕분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의 직접 마케팅 비용은 2009년 1분기 331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6060억원으로 82.8% 증가했다. 카드수입 대비 26.2% 정도다. 이에 비해 은행 카드사업 부문의 직접 마케팅 비율은 18.6% 정도다. KB국민카드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마케팅 활동을 한다손 치더라도 7.6%포인트 가량의 부담이 발생한다.
또 KB국민카드의 리볼빙 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카드자산의 약 23%를 차지한다. 실제 수수료가 발생하는 비중은 낮지만 리볼빙은 가계부채 증가를 이끈다는 점에서 감독당국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 상승과 마케팅 비용 확대라는 부담에도 시장 점유율 하락과 축소된 입지를 회복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과거 은행과 유사한 수준의 리스크 관리를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사 이후 건전성 관리가 보다 요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여 경영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카드사태 이후 KB국민카드의 리스크 관리 수준이 질적으로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유형별 리스크 측정과 상시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단계별 위기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리스크 관련 지표 예측을 통해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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