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3월 16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카드가 국내 은행권과 크레딧라인 개설을 추진한다.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금융권을 통해 조달 채널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카드는 필요 자금의 대부분을 카드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왔다. 실제 은행을 통한 차입은 전체의 5%에도 미치지 않았다. 현대카드의 카드채 발행은 자산성장세와 함께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에 비해 50% 가까이 늘어났다.
시장 참여자는 현대카드가 국내 은행과 거래확대에 나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기관 투자가의 카드채 투자한도에 걸린 현대카드가 다른 조달창구를 적극 모색한다는 판단에서다.
◇농협중앙회 통해 1000억원 크레딧라인 협상
16일 여신전문금융업계와 은행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농협중앙회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크레딧라인 설정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주에는 200억원의 차입을 완료했다. 현대카드가 국내 은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는 일은 이례적이다.
현대카드의 총 차입규모(지난해 3분기 말 관리 기준)는 5조4000억원이다. 조달수단을 기준으로 차입금을 구분하면 카드채가 77.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를 통한 조달이 각각 6.6%, 11.8% 정도다.
현대카드 자산의 대부분은 형식만기가 3개월 이내다. 하지만 카드채권의 높은 리볼빙 비율 등을 고려할 때 실질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 만기)은 더 길다.
업계에서는 차입금 듀레이션을 1.5~2년 사이로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영업자금을 외부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현대카드 역시 장기차입금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 2006년 이후 대주주의 유상증자와 대규모 순이익으로 대외 신인도가 높아진 터라 채권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했다.
관리자산이 증가하면서 현대카드의 카드채 발행도 늘어났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카드는 2조9263억원의 카드채를 발행했다. 전년에 비해 49% 증가한 수치다. 발행액 절대규모는 신한카드에 못 미치지만 증가율은 더 높다.
◇종목별, 등급별, 그룹별 투자한도 제약
최근 채권시장에는 AA+등급 카드채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실정이다.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의 등급은 모두 AA+로 같다. 민간채권평가사의 수익률(KIS채권평가·3년물·14일) 역시 4.35%로 동일하다.
기관 투자가 입장에서는 카드사별 차별성이 없는 셈이다. 게다가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과 수익률도 현대카드와 같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현대카드를 뛰어넘는 3조3714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했다.
대부분 기관투자가는 카드채를 회사채에 포함시켜 투자한도를 설정하고 있다. 또 그룹별 투자한도도 정해져 있다. 지난해 이후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활발히 채권발행에 나서면서 현대카드 카드채는 그룹별 투자한도라는 제약까지 받게 됐다.
증권사 채권부 관계자는 "현대카드 카드채에 대한 투자한도가 금융사별로 많이 찬 상태"라며 "현대카드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추가 발행을 자제하고 해외 발행을 추진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로 필요한 자금을 CP 등으로 대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국내 은행의 크레딧 라인을 통해 조달수단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크레딧 라인 설정을 진행 중"이라며 "조달수단 다양화의 일환으로 카드채 발행한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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