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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SK카드, 출범 1년 반의 좌표

김은정 기자공개 2011-05-02 08:39:24

이 기사는 2011년 05월 02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SK카드 출범은 단연 업계 이슈였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참여부터 카드와 통신을 융합한 모델까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강태 전 삼성테스코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내세운 것도 이례적이었다. 방대한 예비 고객 데이터와 잇단 모바일 카드 출시는 업계를 긴장시켰다.

정확히 1년 반이 지났다. 긴장은 안도로, 기대는 우려로 바뀌고 있다. 안팎에선 조직통합, 사업진행 속도, 전망에 대한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얘기가 오가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세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은행과 SK텔레콤, 분사 시점에서 영입한 경쟁사 출신들이다. 임원진 구성에서도 나타난다. 박상준 부사장은 SK텔레콤, 고형석 리스크관리본부장은 하나은행, 이승훈 전략기획본부장은 현대카드 출신이다.

초반 사업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데는 경영진 간의 이질적인 시각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화학적인 융합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설립 초 목표 대비 사업진행은 더딘 편이다. 분사 당시 목표는 2~3년 내 시장점유율 5% 확보다.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은 3.2%(총이용실적 기준). 분사 직전인 2009년 3분기 말 3.3%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속도전이 옳다는 게 아니다. 사업기반을 갖추지 못해 이익이 나지 않는 구조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다.

전업 카드사로서 하나SK카드는 규모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최소 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지녀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경쟁사 대부분은 1000만명 안팎의 회원을 갖고 있다. 422만명을 보유한 하나SK카드의 두 배를 웃돈다.

회원 충성도도 낮은 편이다. 사용 가능한 회원 중 지난 1년간 실적이 있는 회원 비중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하나SK카드가 71.2%에 그친 데 비해 삼성·신한·롯데카드는 70%대 후반을 나타냈다. 현대카드는 84%에 달한다. 회원 기반의 차이가 시장점유율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각종 고정비는 증가세다. 결제수수료 인하와 자체 가맹점 확충 등으로 비용부담이 확대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5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손비용만 940억원이다. 대손비용률은 전업 카드사 중 최고다.

업계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은 늘고 있다. 높은 수준의 경비지출은 시장점유율과 영업자산이 뒷받침 돼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예측 가능한 결과였다고 말한다.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시장에 자리매김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후발주자 입장에서 인수·합병(M&A)이 아닌 다음에야 판세를 바꾸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카드사업부 통합 가능성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하나SK카드 출범은 카드사태 이후 최초 분사라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의미에 대한 평가는 이제 하나SK카드에 달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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