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vs 신라호텔, 재무정책 '극과 극' 롯데, 초단기 CP 등 조달 '활발'···신라, 차입 최소화
이 기사는 2011년 06월 02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이 상반된 재무정책을 펼치고 있다. 점유율 1위 롯데호텔은 금융시장을 통해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한다. 초단기 기업어음(CP)을 즐겨 사용하는가 하면 시설투자를 위해 회사채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반면 신라호텔은 외부 차입을 최소화하는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호텔과 달리 CP는 만기 3~12개월 위주로 발행하고 회사채 시장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같은 차이는 그룹내 위상이 다른데다 해외시장 진출 등의 사업확대 전략에서도 차이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호텔, 초단기 CP 적극 발행···채권 종류도 다양
롯데호텔은 적극적인 차입전략을 펼치고 있다. 2007년말 287억원의 차입금은 2008년 5064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말에는 911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3월말 현재 차입금은 840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외부 차입은 여전히 활발하다.
우선 초단기 CP활용이 많다. 롯데호텔은 지난 1일 하루짜리 CP 800억원을 발행했다. 카드 결제대금 등 단기자금운용의 만기불일치(Mis-match)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2일에도 3일과 5일짜리 CP 1600억원 어치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그 동안 분기중 CP를 발행했지만 분기말에는 대부분 상환, 잔액을 1000억원 이하로 유지했다. 올 1분기에도 1720억원 규모의 CP를 신규조달했지만 분기중 모두 상환했다.
회사채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종류도 달러화나 엔화표시채권은 물론 해외채권(공·사모) 등으로 다양하다. 3월말 기준 롯데호텔은 1억3000만달러와 32억엔의 외화표시채권(해외 사모사채 포함)이 남아있다. 오는 16일에는 2300억원의 원화공모채권도 발행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중국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 하반기에도 2000~3000억원 규모의 원화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CP나 회사채 이외에도 롯데호텔은 은행대출을 500억원 가량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호텔은 자본총계가 10조원에 육박해 부채비율이 50%미만을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CP나 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에 적극적인 것은 자금조달 방법을 다양화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라호텔, 보수적 조달정책···그룹내 위상과 사업전략 차이
신라호텔은 롯데호텔과 달리 금융시장을 통한 외부차입이 많지 않다. 지난 5월16일 기준 차입금이 4051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 1일 500억원의 CP를 상환, 현재 차입금은 3500억원 수준이다. 이중 절반은 은행대출이다.
초단기 CP 사용도 없다. 현재 신라호텔 CP는 지난해 11월18일 발행한 1년짜리 500억원만이 남아있다.
회사채는 2008년 12월 9일 1000억원을 발행한 이후 지난 5월 12일 700억원의 원화공모채권을 매출한게 전부다. 외화표시채권이나 해외채권, 사모사채 등도 없다.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의 조달 정책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룹내 위상과 사업전략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호텔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로서 다른 계열사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이 많다. 출자한 계열회사 수만 32곳이며 장부가액은 6조565억원이다.
사업확장에도 적극 나선다. 롯데호텔이 새로 투자한 국내 호텔사업장은 4곳(김포공항 스카이파크, 제주, 서초, 청량리호텔)이다. 해외사업장과 복합사업도 각각 4곳과 2곳이며 제주, 부여 등 리조트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금조달이 활발하고 이자부담이 낮은 효율적인 조달방법을 선호한다.
반면 신라호텔은 삼성그룹내 위상이 크지 않다.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도 삼성정밀화학(2.2%) 한 곳 뿐이다. 면세점 외에는 진행하고 있는 사업확장도 없어 자금조달 방법을 다양하게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외부차입을 꺼려하는 그룹 문화도 보수적인 조달정책에 한몫하고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롯데호텔은 해외 진출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그룹을 견인하고 있다"며 "반면 신라호텔은 그룹과는 다소 분리돼 독자적이고 안정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어 재무정책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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