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에 '근원인플레이션'이 뜬 이유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난달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0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성명서에 근원인플레이션(core CPI)이 등장했다. 말할 것도 없이 수요측 인플레이션에 대한 한국은행의 경계심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김중수 총재가 근원CPI와 소비자물가(CPI)의 역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금통위가 10일 시장의 컨센서스를 뒤엎고 기준금리를 3.25%로 인상한 가장 큰 배경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선진국 경제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소 달라졌다. 지난 달엔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지만 이달에는 회복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낙관을 버리지 않았다. 세계경제 회복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그 증거다.
통화정책방향 성명서 중 정책 결정에 대한 문구는 지난 달과 달라진 것이 없다.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 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동결할 때와 인상할 때 문구가 같아 시장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국내 경기 중에는 내수의 둔화를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4월까지도 증가 추세였던 내수가 5월 들어 주춤한 것을 지목한 것이다. 수출에 대해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에서 '계속 높은 신장세'라고 대체했다.
전체적으로 국내 경기의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지만 그 기대 수준이 다소 하향조정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가 확실히 방점을 찍은 곳은 역시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달에도 4%대 초반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아예 상승률 수치 자체를 넣었다. 4%대 물가는 한국은행이 통제해야 하는 상단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물가 상승의 배경을 더 이상 국제원자재 가격 등 공급측면에서 찾고 있지 않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데 그 원인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경기상승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의 주범이 공급측면에서 수요측면으로 넘어왔음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에서 국제원자재 가격은 불쏘시개로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수요 증가는 땔감이다. 이를 지목했다는 것은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물가 비상시국인 셈이다.
오죽하면 근원인플레이션까지 성명서에 추가했을까. 근원인플레이션은 대표적인 공급측면의 물가압력과 대표적인 계절적인 요인인 농수산물 가격을 배제한 물가다. 수요측면의 인플레이션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은은 성명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그 동안의 유가 및 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가공식품가격,개인서비스요금 등에 파급되면서 3%대 중반으로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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