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7월 07일 13: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에 근거지를 둔 한 자산가가 어느 날 PB에게 이런 요청을 해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자신의 자산이 어떻게 늘고 줄어드는지 세밀한 구석까지 알고 있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변수가 발생했을때 자주 점검해주고 논의를 진행하는, 다시 말해 '관리 받는다'는 느낌을 전해야 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최고 우량고객(VVIP) 지점에 여성 센터장이 많은 이유 중의 일부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흔히 부자들은 "작은 돈을 아낀다"고들 한다. 사소한 일에서도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섬세한 배려가 필수적이다.
◇연령대 높은 고객에게는 안정성이 최우선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골드지점은 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자산 기준으로는 금융권에서 사실상 가장 엄격한 조건이다.
그만큼 고객의 연령대도 높다. 이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안정성이다. 골드지점에 유치되는 자산의 20% 가량은 예금 위주의 안정형 상품에 유치된다.
신보금 센터장은 "고객의 투자 성향상 수익률의 등락에 불편을 느낄 수 있다"면서 "이를 감내하면서까지 투자형의 상품을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투자형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역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포트폴리오를 짠다. 신 센터장은 "상품은 항상 진화하는데, 아무리 공격적 성향의 고객이라도 처음 투자하는 상품에는 큰 금액을 투자하도록 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인미답의 장…변동성 펀드가 인기
지난해에는 압축형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위기 이후 사회적으로 빈부차가 확대하듯, 증시에서도 일부 종목의 상승세가 더 거셌다. 20개 종목 미만으로 구성된 자문형 펀드와 50개 미만의 압축형 펀드는 우량주 투자로 고객의 자산을 불려줬다. 상승장에서 수익을 노릴때 추천이 가능한 펀드였다.
올해 코스피는 2200을 돌파한 이후 지난달 2000선 초반까지 밀렸다가 재차 반등하고 있다. 신 센터장을 만난 이 날도 코스피는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제는 하락의 위험도 일부 안고 있는 시점이다.
그는 "시장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길을 가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시스템적 운용을 통해 시장이 오를때 사고 하락할때 매도하는 변동성 펀드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운용역 개인의 판단은 최대한 배제된다.
부동산의 경우 아파트를 통해 매매차익을 노리려는 욕구가 한풀 꺾였다. 대신 월세를 받는 등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다.
신 센터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이목이 집중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세간의 관심에 따라 우후죽순 격으로 건축되면서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투자하고 있지 않은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이 늘면 수익률은 하락하게 마련이다.
골드센터에는 은행의 부동산팀이 컨설팅과 중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PB·WM 매트릭스 체제 구축
신한은행은 예비 PB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PB를 원하는 영업점 직원을 인력풀에 포함시켜 교육과 자격증 준비를 시키고, 그간의 활동과 면접을 통해 PB로 선발한다. PB 팀장 한 사람당 두 명의 주니어 PB를 배치, 팀장은 상담 업무에 집중하고 주니어 PB가 지원업무를 맡는다.
신 센터장은 "은행은 검증된 직원을 선발해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한다"면서 "PB 개인의 가치관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증권사처럼 영업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주어지는 체계가 아니다보니 PB 입장에서는 보수 체계가 덜 매력적일 수 있다. 반면 고객 입장에서는 PB가 권하는 상품을 신뢰할 수 있다.
최근 일부 PB들이 증권사로 이동하면서 내부적으로 인력 운용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의 PB·WM 사업에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업권을 망라한 상품의 제공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 센터장은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지난 1996년에 동부이촌동 출장소장을 맡으면서 국내 최초로 30대 여성 점포장에 올랐다. 이후 올림식선수촌지점, 반포지점, 한티역지점에서 지점장을 지냈으며 올 1월부터 서울파이낸스 골드센터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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