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BS, "헤지펀드 1호 잡아라" 경쟁 치열 한투證 "비상장사 이점 활용", 현대證 "이사회 결의 인정 요구"
이 기사는 2011년 10월 13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 1호를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 증권사는 프라임브로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선결요건인 자기자본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대우, 삼성, 우투, 한국, 현대) 5곳 모두 한국형 헤지펀드 1호와 프라임 브로커(Prime Broker) 계약을 맺기 위해 프리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프라임 브로커 서비스를 위해 이들 증권사들이 연내에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로선 대우증권이 가장 앞서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그 뒤를 바짝 뒤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연내 자본 확충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상장사인 한투증권이 현대증권에 비해 다소 여유로운 입장이다.
헤지펀드 연착륙을 위해 금융당국이 일정 요건이 되는 운용사와 자문사에 한해 헤지펀드 운용 인가를 내주기로 했기 때문에 시장형성 초기 단계에서 배제되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라임 브로커 업무는 사실상 과점사업"이라며 "규모가 큰 PBS를 헤지펀드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초기시장에서 배제될 경우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에서 자기자본 3조원의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가 없다. 6월말 기준 5개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대우증권이 2조6930억원, 삼성증권이 2조7861억원, 우리투자증권이 2조6991억원, 현대증권이 2조5683억원, 한국투자증권이 2조2615억원이다.
통상 유상증자 결의와 청약, 납입까지 통상 2개월 가량 걸리기 때문에 금융투자업 규정 및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한 인가가 완료되는 11월 말까지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려면 늦어도 10월 초에는 유상증자 결의를 마쳐야 한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을 하고 있다. 증자 후 자기자본 규모는 각각 4조1000억원, 3조 3000억원, 3조2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대우증권은 이달 중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11월 28일에 납입이 완료된다. 적어도 3곳은 무난하게 헤지펀드 1호 출발과 함께 관련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장사로 증자 절차가 간단한 점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만 마치면 증권신고서 제출 등 상장사들이 거쳐야하는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신속하게 증자를 단행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기 위해 증자를 검토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본확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이익잉여금과 본사건물 자산재평가 등으로 3조원을 맞추기는 무리"라며 "지주와 논의가 완료되는대로 빠른 속도로 증자 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대증권이다. 자본 확충 방법이나 시기, 규모 등에 대해 아직 결정된게 없는 상황이다. 설사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상장사의 경우 통상 결의 이후 납입까지 50일 가량 걸리기 때문에 12월 중순쯤 자기자본 요건을 맞추게 된다. 11월말이나 12월초로 예상되는 1호 헤지펀드에 프라임 브로커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말이다.
현대증권 고위 관계자는 "헤지펀드 1호에 맞춰 PBS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며 "PBS 자기자본 납입 기준을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납입이 완료되기 이전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기자본 요건을 인정하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PBS 업무를 제공하려는 증권회사는 금융위원회에 업무 신청을 하는 당일 자기자본 기준을 3조원으로 맞춰야 한다"며 "증권사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더라도 신청일 기준으로 납입이 완료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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