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울며 겨자먹기' 공시이율 경쟁 주식손실에도 채권팔아 공시이율 맞추기…"영업경쟁 때문에 공시이율 못낮춰"
이 기사는 2011년 10월 20일 11: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가 투자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영업 경쟁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높은 공시이율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일 "보험사 자산운용 전략의 기본은 부채와 자산의 듀레이션 매칭으로, 채권 매각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자산운용 전략은 향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영업 경쟁력의 핵심인 공시이율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코스피 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보험사의 월간 투자영업이익률은 전달 대비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대형 손보사 중에선 LIG손보만이 3.4%의 투자영업이익률을 기록, 전달 대비 1.4%포인트 하락했을 뿐 삼성화재(4.4%), 현대해상(4.7%), 동부화재(4.9%) 등의 투자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1%포인트 미만에 그쳤다.
주식 자산의 비중이 낮다는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주식매각 손실을 채권매각이익으로 메웠다는 것이 업계 투자담당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실제로 동부화재의 경우 일회성 채권처분이익(100억원)과 해외자산 처분익(50억원)을 제외하면 4.9%의 투자영업이익률은 3.9% 수준으로 낮아진다.
보험사가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 전략의 핵심인 채권자산을 팔면서까지 투자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것은 영업 경쟁의 핵심인 공시이율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다.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투자영업이익률과 정비례 관계에 있는 운용자산이익률과 외부지표금리를 더해서 정해진다.
결국 투자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높은 공시이율을 제시할 수 있고, 높은 공시이율은 회사 영업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보험사 자산운용 담당자는 "주식자산의 평가손실 및 손절, 4% 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장기국공채 금리 속에서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선 대체투자 확대밖에 없지만 투자처 발굴이 쉽지 않다"며 "공시이율을 낮추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영업경쟁 상황에서 눈치만 볼 뿐 먼저 움직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도 보험사들의 높은 공시이율 경쟁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시이율 경쟁이 보험사 간 영업경쟁 측면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은행의 예금금리와도 비교되기 때문에, 회사 별로 자율적으로 정하는 공시이율을 무턱대고 낮추라고 강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사의 공시이율(저축보험 기준)은 4.7~5.2%다. 시장환경 악화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지긴 했지만,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윤범 회장, 'PE 우군 확보' 가능성 낮은 이유는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스윙보터' 국민연금, 중립노선 택하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수수료 노리는 NH투자증권, 인수금융 전환 여부 '주목'
- [i-point]다이나믹디자인, 대법원 부당이득금 소송 승소
- [i-point]투비소프트재팬, 'DX & AI 포럼 2024 서머 도쿄' 참가
- [IPO 모니터]'전기차 조력자' LS EV 코리아, 상장한다
- [삼성생명 밸류업 점검]발목 잡는 지배구조 부담
- [thebell note]롯데카드 매각 눈높이 적절할까
- [우리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내부통제 부실 '결자해지' 나선 전재화 부행장
- [금융권 보수 분석]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업계 1위 급여…RSU도 매년 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