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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인니법인 지속된 적자…정상화 언제쯤 지난해 394억원 순손실, 적자폭 2배↑…해외이익 25% 전담 계획 '공회전'

김규희 기자공개 2021-03-24 07:34:2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초기 인프라 구축 등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이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지난해 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당기순손실은 394억원에 달한다. 2019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32억원과 182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1년만에 적자폭이 2배 이상 늘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기업은행의 첫 해외은행 인수합병(M&A)으로 주목을 받은 곳이다. 2018년 말 인수한 아그리스(Agris)은행과 미트라니아가(Mitraniaga)은행을 합병하며 법인 사명을 IBK인도네시아은행으로 바꿔 2019년 9월 출범했다.

‘인도네시아 최고의 중소기업(SME) 전문은행’을 비전으로 내걸고 2023년까지 기업은행 전체 해외이익의 25%, 해외자산의 1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국내 데스크와 외환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현지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과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에 금융 지원을 강화했다.

하지만 진출 2년이 지났음에도 그럴듯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진출 첫해 1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그 규모는 394억원까지 커졌다. 초기 대규모 투자비용이 투입된 데다 지난해 1월부터 전세계로 확산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환경이 극도로 나빠졌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 손실은 이미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법인 출범에 따른 전산구축 등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이 필요한 데다 영업권 상각 등 이슈로 당분간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영업권은 브랜드, 원천기술, 조직능력 등 장부에 잡히지 않는 무형자산의 가치를 의미한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의 영업권은 598억원으로 인수가(131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인수 시점 기준으로 식별 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는 807억원이었다. 순자산 공정가치는 피인수 기업으로부터 취득할 수 있는 자산과 부채를 제한 금액이다.

취득자산 중 대출채권이 302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현금 및 예치금이 1303억원, 유형자산 30억원, 무형자산 288억원 등이 반영됐다. 여기에 예수부채 4468억원, 기타부채 160억원 등 총 4628억원의 인수부채를 차감했다.

영업권은 매년 손상검사를 통해 현금창출단위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을 경우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보고 상각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상각액은 17억원 수준이다. 핵심예금 등 무형자산을 포함하면 상각액은 6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손상차손누계액은 공시되지 않았으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 현지 법인 실적이 저조한 데에는 진출 당시 은행업 상황과도 관련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은행의 진입이 늦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급이 낮은 매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 영업 중인 국내 은행 4곳(신한·하나·우리·기업) 중 진출이 가장 늦은 기업은행만 적자를 내고 있다. 2014년 나란히 진출한 하나·우리은행은 최근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각각 475억원, 4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5년 진출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은행업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부실 은행을 매수할 수밖에 없다"며 "진입이 빨랐던 시중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매물을 고를 수 있었지만 기업은행은 부실 상황이 심각한 매물을 택할 수밖에 없어 타 은행과 비교해 경영 상황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은행은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인도네시아 전체 은행의 여신이 다소 축소됐지만 수신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은행산업이 높은 예대금리차(4.2%)와 NIM(4.5%)을 보이고 있어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자산 확대로 전년대비 총자산이 약 30% 확대됐다”며 “올해 역시 코로나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나 건전성 강화로 대출 자산 확대를 통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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