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FnC는 지금]떡잎부터 발굴, 브랜드 다각화 '현재진행형'③설립 초기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 눈독, 영업망 확대해 육성
변세영 기자공개 2024-12-18 08:05:23
[편집자주]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대표 패션기업이다. 한때 아웃도어 시장 침체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신규 브랜드의 선전으로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2025 정기인사로 유석진 대표가 중국 지주사 대표를 겸직하면서 활발한 글로벌 진출까지 예고한 상태다. 더벨은 코오롱FnC의 걸어온 길을 조명하고 현재 경영 상태와 앞으로의 플랜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FnC는 1973년 출범 후 남성복과 여성복을 아우르는 종합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30여 개 브랜드를 거느리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패션기업이다.코오롱FnC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가 바로 ‘인수합병(M&A)'이다. 코오롱스포츠 등 자체브랜드를 론칭하는 작업 외에도 신규 브랜드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특히 이미 성장궤도에 오른 브랜드보다는 초창기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떡잎부터 발굴해 내부에서 육성하는 전략을 취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인수, 유통망 확대 드라이브
코오롱FnC의 뿌리는 코오롱그룹 고(故) 이동찬 명예회장이 론칭한 아웃도어 코오롱스포츠다. 그는 1973년 사람들이 군복 등 불편한 복장으로 산을 오르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껴 대한민국 최초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를 론칭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게 된다. 2007년 캠브리지멤버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FnC코오롱(현 코오롱FnC)는 캠브리지 주식 51.9%를 640억원에 인수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전체 기업가치로 보면 1000억원이 훌쩍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딜이다. 캠브리지는 1966년 출범해 삼성물산 갤럭시, LF 마에스트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3대 남성 정장 기업이었다. 코오롱FnC는 이를 계기로 국내 패션업계 확고한 3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2010년대를 기점으로는 여성복 라인업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상대적으로 아웃도어나 스포츠, 남성의류에 강점이 컸던 만큼 여성의류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오롱FnC는 소위 빅브랜드를 인수하는 대신 유망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육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쿠론을 인수한 게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쿠론은 2009년 석정혜 디자이너가 청담동에서 작은 매장 하나로 시작한 브랜드다. 코오롱FnC는 쿠론의 가능성을 보고 이듬해 인수했다. 코오롱FnC에 인수된 후 쿠론은 한때 연매출 1000억원을 올리는 등 회사의 대표 여성 잡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2년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쟈뎅드 슈에뜨’를 추가로 인수했다. 쟈뎅드 슈에뜨는 2005년 디자이너 김재현이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다. 쟈뎅드 슈에뜨의 세컨드 라인이 바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럭키슈에뜨’다. 코오롱이 인수 전 럭키슈에뜨는 연매출이 10억원에도 채 미치지 못했지만 인수 후 3년 만에 400억원대 중견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포스트아카이브팩션(Post Archive Faction, 이하 파프(PAF))’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지분 투자 비율이나 액수 등은 정확하게 공개되진 않으나 추후 성과에 따라 브랜드 인수 등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ESG패션에 선도적 투자, 미국으로 보폭 확대
코오롱FnC는 특히 ESG 패션에 대한 투자가 상당하다. 코오롱FnC는 패션업계 최초로 2012년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자체 브랜드로 선보이면서 ESG패션에 선도적으로 나섰다. 업사이클링은 재고 의류를 활용해 새로운 디자인의 독창적인 의류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뜻한다.
이후 2022년 소셜벤처기업 KOA를 인수하면서 ESG 패션사업을 강화했다. KOA는 캐시미어 채취 구획과 기간을 시스템화해 지속가능한 캐시미어 제품을 생산해온 스타트업이다. 이 과정에서 KOA 유동주 창업주에게 자사의 ESG 업무를 맡기며 전문 관리에 나섰다. 인수한 기업에게 기존 사업을 맡기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전문성을 고려해 잔류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유동주 상무는 코오롱FnC의 지속가능경영 조직인 ESG 임팩트 PU 수장으로서 ESG 전반을 지휘하고 있다. 유 상무 체제에서 코오롱FnC는 지난해 연말 지속가능패션 브랜드가 경합지로 꼽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ESG 패션 스토어 '서큘러 라이브러리'를 오픈하기도 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쿠론이나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 등 브랜드를 인수해 키운 긍정적인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라면서 “유통이나 물류 등 이런 부분을 서포트할 수 있는 기반이 있기에 서로가 윈윈할 수 있도록 하고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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