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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LG생건, 화장품 판매 '1등 신경전' '데일리뷰티' 집계 기준 상이, 업황 회복 '회계 마케팅' 경쟁

전효점 기자공개 2021-05-10 08:42:3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0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화장품업계에 때 아닌 '1위 논쟁'이 뜨겁다.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 들어 첫 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 왕좌를 탈환했다고 밝히자 LG생활건강이 이에 반발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논란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1분기 실적 공시를 발표하면서 화장품사업부 매출 1조2954억원을 기록해 LG생활건강의 1조1585억원을 앞질렀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핀 작은 불씨는 경쟁사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에서 데일리뷰티를 빼고 그룹 뷰티 계열사 매출을 단순 합산해 도출한 수치"라며 "연결 조정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 측은 유로모니터 등에서 글로벌 화장품기업의 시장 점유율과 실적을 따질 때 일반적으로 화장품(Cosmetics) 범주에 헤어케어와 바디케어 등 '데일리뷰티' 상품까지 포함해 집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항변했다. 데일리뷰티 매출을 제외한 화장품 실적만 추려 1위와 2위를 가리는 게 부자연스럽다는 의미다. 이어 데일리뷰티를 제외한 화장품 실적만 비교해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산법에서는 LG생활건강 화장품 실적 일부가 누락된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코스메슈티컬 제품과 향수 제품 등을 화장품 매출에 포함해서 발표한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일부 해당 제품군이 데일리뷰티 사업부 실적으로 분류되는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산에서는 이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산법은 계열사들의 매출을 합산할 때 연결 조정분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보다 부풀려진 숫자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이 제시한 방식에 따라 양사 화장품 매출을 따로 집계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제시한 숫자와 달라진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 화장품 분기 매출은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감소한다.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 6798억원, 해외 4474억원, 뷰티 계열사 1763억원 등을 합산한 매출 1조3000억원에 연결 조정분 약 1000억원을 감한 추정치다. 실제 연결 조정분은 1317억원이지만 비뷰티계열사 연결 조정분을 제하고 1000억원 정도로 어림잡은 실적이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 역시 1조2000억원선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도출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기준에 따라 '코스메틱스' 매출을 비교하면 우리는 1조4908억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조3875억원으로 집계 된다"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산법은 아모스프로페셔널 등 헤어 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 매출을 포함하고 연결 조정분은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실적 해석을 둔 갑론을박은 양사의 회계 마케팅이 충돌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쓴맛을 봤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절치부심과 이에 맞서는 LG생활건강의 견제가 기름을 부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우 지난해 뼈아픈 실패를 경험하면서 4분기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신임 수장으로 선임된 김승환 대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략통으로 서경배 회장이 직접 구원투수로 점찍은 심복이었다.

김 신임 대표는 부임 직후인 12월 애널리스트들을 초청해 전략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구조조정을 바탕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간담회는 대표가 직접 재무적인 성과에 기반한 외부 평가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드러낸 자리로서 한동안 회자됐다.

LG생활건강 역시 회계 마케팅 측면에서 만만치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차석용 부회장 스스로 회계사 출신인 만큼 직접 각종 재무지표를 꼼꼼히 보고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성장률 유지에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은 실적 시즌마다 '△△분기 성장'이라는 홍보 문구를 고집해왔다.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2005년 3분기 이후 전년 동기대비 61분기 성장,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64분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업계에서는 마치 16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성장한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64분기 연속 성장'이라고 명시한 게 아니라 '64분기 증가세'라는 표현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시장 대표주자로서 회복기에 접어든 관련 업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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