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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배송전쟁]쿠팡, 로켓배송 원천 'AI 기술' 아마존 벤치마크④상품추천·진열·출고·배송동선 효율화, 해외 진출·적자 탈출 과제

문누리 기자공개 2021-07-29 07:57:22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 대신 온라인 비대면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커머스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비대면 소비와 맞물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새벽배송'부터 '즉시배송' '30분배송'까지 바야흐로 퀵커머스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대기업에 이어 신생 업체들까지 배송전에 가세하면서 업종간 경계도 사라지는 양상이다. 각 이커머스 업체들의 차별화된 배송 경쟁력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드투엔드(end-to-end)' 배송의 시초인 쿠팡은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더해 빠르고 정확한 배송 시스템을 선보였다. 상품을 직접 매입해 보관하고 배송하는 엔드투엔드 방식에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 고객 데이터로 머신러닝된 AI가 고객 주문 전부터 배송받기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시켰다. '로켓배송'의 흥행으로 쿠팡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 업계 2위에 등극했다.

급성장한 쿠팡은 전자결제 쿠팡페이와 음식 배달업 쿠팡이츠,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사업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진출로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유료 회원제 '로켓와우'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어 '록인(Lock-in)' 효과가 기대된다.

쿠팡은 미국 상장을 기점으로 해외 시장에도 진출 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 김범석 쿠팡 Inc 대표가 지난달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글로벌 진출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다만 누적되는 적자에도 주주들의 신뢰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범석 쿠팡Inc 대표
◇AI 기술 적용한 '엔드투엔드' 배송, 쿠팡 시장 점유율 높인 '효자'

2014년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주문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은 서비스 초기부터 AI를 배송 과정에 담았다. 미국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아 직매입 구조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다.

로켓배송은 고객이 1만9800원 이상 로켓배송 대상 품목을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배송하고 유료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클럽 가입 시 주문금액과 상관없이 원하는 시간대에 받게 하는 배송이다. 빠른 배송을 위해 쿠팡은 수년 간 쌓아온 계절·지역·행사 등에 따른 주문 패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정보로 고객 주문량을 예측하고 미리 물류센터 내 상품을 구비하는 방식이다.

상품추천 기능부터 쿠팡의 자체기술로 설계한 AI 머신러닝을 활용했다. 고객들의 사용 패턴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학습해 고객이 미처 깨닫기도 전에 앞으로 고객이 필요로 할 것으로 예측되는 최상의 상품을 추천한다. AI는 한 번도 팔린 적이 없던 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해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AI는 상품 진열과 배송트럭 내 상품 위치, 배송 동선 등에도 적용된다. 물류센터 상품을 최대한 빨리 출고하기 위해 어디에 진열하고 어떤 동선으로 꺼내올지 AI가 정한다. 매일 누적되는 새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원이 적게 걸으면서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선을 업데이트한다.

배송 동선 데이터 기반으로 머신러닝된 AI는 출고된 상품을 어떤 쿠팡카(배송트럭)의 어느 자리에 놓을지도 미리 지정한다. 제품의 크기에 따라 꼭 맞는 크기의 포장을 선택하거나, 포장이 없어도 되는 상품은 아예 포장하지 말라고 지정해 주는 것도 AI가 하는 역할이다.

특히 로켓처럼 빠른 배송은 AI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AI가 쿠팡카에 실리는 모든 상품의 주소지를 주문과 동시에 분석한 뒤 하차되는 시점을 계산해 섹터를 분류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없다면 배송직원은 모든 주소를 일일이 검색하고 적재 순서를 결정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이 소모된다. 쿠팡카의 이동 동선도 AI가 가이드하기 때문에 해당지역을 처음 담당하는 배송직원도 숙달된 직원과 비슷한 수준의 업무 효율을 낼 수 있다.

쿠팡이 '로켓프레시'로 전국 단위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에 나선 것도 고객 확보에 주효했다. 이커머스업체 중 전국 단위로 다양한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업체는 쿠팡이 유일하다. 마켓컬리나 오아시스마켓 등 다른 새벽배송 업체들과 달리 월 2900원만 내면 어디서나 신선식품부터 생필품까지 한꺼번에 배송받을 수 있다. 고객들의 호응으로 쿠팡은 160조원 규모의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점유율을 2016년 4%대에서 지난해 13%까지 끌어올렸다. '유통공룡' 네이버에 이어 업계 2위다.

◇'OTT' 쿠팡플레이로 유료 회원 '록인(Lock-in)' 효과 기대

AI 기술로 경쟁력 강화에 성공한 쿠팡은 자체 결제 시스템 쿠팡페이와 입점업체 물류 대행 서비스 '제트배송(로켓제휴)', 음식 배달업 '쿠팡이츠' 등으로 수익처 확대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2019년 쿠팡 오픈마켓에서 1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판매자 수는 2018년 대비 110% 늘었다. 쿠팡도 2016년 1조9159억원이던 매출이 2019년 7조1407억원, 지난해 13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급격한 매출 신장으로 자신감을 얻은 쿠팡은 콘텐츠 사업까지 진출했다. OTT 사업 쿠팡플레이다. 단순히 미디어 사업 진출이 아니라 기존 고객들을 묶어두고 새로운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일환이다. 미국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유료 회원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콘텐츠 사업에 나선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아마존의 경우 2011년 OTT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출시한 뒤 프라임 회원들에게 OTT 및 음원 스트리밍, 전자책 서비스 등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에 프라임 비디오 회원 중 10%가 아마존 프라임 신규 회원으로 전환했다.

2500만명에 달하는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쿠팡도 OTT 서비스를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 선두 자리를 굳히려는 전략이다. 현재 계정당 월 2900원인 로켓와우 회원은 500만명이다. 아마존 사례처럼 나머지 2000만명이 순차적으로 유료 회원에 가입한다면 월 580억원이라는 유료 회원 수익이 추가로 생긴다.

여기에 로켓와우 회원이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등 다른 회원 혜택도 함께 이용할 경우 배송 건수와 매출 등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커머스 기업에서 종합 플랫폼으로 사업 외연을 확장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국내외 손뻗는 쿠팡, 적자 탈출이 관건

최근 미국 상장에 성공한 쿠팡은 향후 전북 완주, 경남 창원, 경남 김해, 충북 청주, 부산 등 지역에 1조원을 투자해 22만평에 달하는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방침이다. 쿠팡이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전국 12개 지역(49만평 규모)에 투자한 규모만 봐도 1조7760억원이다.

쿠팡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이달 초 대만 타이베이시 중산구 지역 등에서 퀵커머스(즉시배송)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 달엔 대만 북부 지역에 5개 안팎의 물류창고를 추가로 확보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동남아 지역 진출도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쿠팡이 지난해 싱가포르 OTT 업체 '훅(Hooq)'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시장 진출에 앞서 전략 거점지로 이용되는 곳 중 하나다.

문제는 급성장해온 매출과 달리 늘어나고 있는 영업적자다. 쿠팡의 현재까지 누적 적자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쿠팡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2억6860만 달러(약 4조9136억원)로 전년 대비 74% 늘었지만 영업손실액은 2억9500만 달러(약 3396억원)로 3배 증가했다. 특히 쿠팡이 미국에 상장한 만큼 앞으론 주주들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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