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윤건수 "남은 임기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에 풀 베팅"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취임 반년, "퇴직연금 활용시 벤처 생태계 급격 성장할 것"
이기정 기자공개 2023-10-05 08:08:0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08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로 벤처업계는 또 한번의 도약기를 맞이할 수 있다. 특히 퇴직연금을 활용할 수 있다면 벤처업계 생태계는 더욱 급격한 성장이 가능하다. 시중 자금이 지속적으로 모험자본업계에 유입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총력을 다하겠다."지난 26일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DSC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사진)은 취임 6개월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그는 취임 당시 목표로 했던 부분들이 대부분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향후에는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를 목표로 정부와 금융투자업계를 설득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협회장 임기는 2년이다.
◇협회장 공약 대부분 순항,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대표 성과

윤 회장은 "VC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VC 대표들을 초대해 기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LP(출자자)와 GP(위탁운용사)가 참여하는 교류회도 수시로 열어 정보 교환 및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업계로 유입되는 자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에 모태펀드 예산 증액을 강력하게 주장했다"며 "이같은 노력이 내년 모태펀드 예산 증액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금융당국에 어필한 점을 꼽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을 위한 14개 과제'를 발표했다. 기술력을 보유한 혁신 기업들의 상장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 골자다.
그는 "제도 개선을 통해 엑시트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 과정에서 TF를 구성하고,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과 수차례 회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윤 회장은 "금융위가 주도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이번 제도 개선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회도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벤처업계 도약 위해 '퇴직연금' 활용 필수…"장기투자 공통 분모"
윤 회장의 남은 임기 동안 목표는 퇴직연금을 민간 모태펀드 자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윤 회장은 "벤처투자와 퇴직연금은 장기투자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며 "금융당국에 관련 부분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두가지의 방안을 구상 중이다. 먼저 은행, 공제회 등 다른 LP들과 같은 방법으로 출자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이경우 퇴직연금 가입자가 중도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관련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자산운용사 등과 연계해 금융상품을 만드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윤 회장은 "벤처업계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어 상장시키면 투자금 중도 회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며 "이는 금융위 소관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벤처투자가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정작 그동안의 데이터를 보면 증권이나 은행 등의 금융상품 못지 않은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퇴직연금 가입자 중 중소기업도 다수 포함되기 때문에 벤처업계도 퇴직연금을 운용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국내 VC들의 글로벌 LP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벤처업계 통계자료를 구축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해외 LP가 국내 VC에 출자 여부를 검토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그는 "외국 자본이 국내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통계가 필요하다"며 "다만 통계 구축과 관련한 시스템 구축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완성시키겠다는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협회명 변경 지속 추진, 자율규정 마련해 지속가능 생태계 조성
윤 회장은 지난 반년 동안의 행보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로 협회명 변경에 실패한 것을 꼽았다. 윤 회장은 취임 직후 협회명을 '한국벤처투자협회'로 변경하고자 시도했지만 이사회 의결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회원사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수용한다"며 "다만 협회명 변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또 "스스로 바꾸지 않는다면 외부에 의해 협회명이 강제로 변경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벤처업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회원사들이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벤처캐피탈협회장 선출 규정도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선 제도를 본격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차기 회장 선출에는 최소 2~3명의 후보자가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협회장이 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원사에게는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외부에서 벤처업계를 부러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정작 VC는 외부 지원 없이 자생하기 힘든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는 조언이다.
윤 회장은 "벤처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내부적으로 더 조심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자율규정을 마련해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벤처업계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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