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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세의 바이오 관심, 투자에서 사업으로 이어질까 ㈜한화 바이오 소재 사업 검토, 유전자 바이오텍 투자 등 지속적 관심

최은진 기자공개 2023-12-08 11:03:15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7일 07: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위권 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바이오 사업을 취급하지 않던 한화에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서 진두지휘 하면서 바이오에서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한화임팩트글로벌을 통해 해외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예 사업기회까지 엿보고 있다. 1990년대부터 바이오 사업에 공을 들이다 번번히 실패한 후 그 누구도 바이오를 화두로 내세우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스페셜티 케미칼의 한 축 '바이오소재', 사업 확장 전략으로 검토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의 글로벌사업부가 바이오 소재 사업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화약제조 및 산업용 기계 등을 취급하는 기존 영역에서 한발 더 확장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하는 차원이다. 바이오 소재 사업은 '스페셜티 케미칼'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의됐다고 전해진다.

스페셜티 케미칼은 범용적으로 쓰이는 목적이 아닌 특정 제품에만 쓰이는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IT 및 반도체 소재, 첨단 디스플레이 소재 등이 있고 제약바이오 소재 역시 포함된다. 사업 확장 전략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제약바이오 소재가 거론됐지만 아직 구체화한 건 없다.

㈜한화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소재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스페셜티 케미칼을 검토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다는 건 아니고 소재 생산이라는 특정 부분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가 바이오 소재 사업을 검토한다는 게 업계서는 시장에선 바이오 사업 진출로 와전 되기도 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섣부른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바이오 시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피력했다. 바이오라는 큰 범주에서 한화그룹이 무언가 역할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상위권 대그룹 가운데 바이오 사업에 발담그고 있지 않은 곳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한화그룹이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재계순위 7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한화그룹은 9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바이오 사업에 발 담근 곳은 한군데도 없다.

롯데그룹이나 GS그룹 등은 뒤늦게 인수합병(M&A) 전략으로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고 포스코그룹은 관련 투자를 집행하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엿보고 있다. HD현대그룹은 암크바이오라는 작은 벤처회사를 차려 '아산병원'과의 협업을 예고했다.

◇1990년대부터 신약연구 매진하다 좌절, 김동관 부회장 중심 '투자 재개'

한화그룹에 있어 바이오 사업은 사실 흑역사와도 같다. 여러차례 실패를 거듭하며 그 누구도 다시 바이오를 꺼내들기 어려운 사정이 됐다. 이후 그룹의 신사업은 태양광에 모아졌고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후에는 항공우주분야로 관심이 이동했다.

1990년대 말 항체 연구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고 2006년에는 서울대학교에서 개발한 항체를 기술도입하며 또 다시 신약개발에 나섰지만 역시 좌절됐다. 2009년 다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4대 혁신과제 중 하나로 바이오를 천명하며 바이오 시밀러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손실만 보고 5년만에 철수했다.

하지만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과 SK가 바이오 사업으로 대박을 쳤고 GS나 롯데 역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M&A에 나선 것이 자극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회장의 관심은 신약개발과 같은 성공을 확답하기 어려운 순수 바이오보다는 바이오와 정보기술 및 AI 등이 융합된 기술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한화그룹의 DNA로 해볼 수 있는 성과가 확실한 사업도 고려 대상이다. 이 같은 의지는 투자활동에서 엿보인다.


전진기지는 한화임팩트다. 2021년 한화임팩트의 사업목적에 △의약·생명과학 및 바이오 관련 사업 △환경 관련 사업 △수소 관련 사업 △암모니아 관련 사업 등을 추가했다. 그리고 같은해 DNA 편집 기술력을 보유한 이나리에그리컬쳐와 DNA 데이터 저장기술 회사인 카탈로그테크놀로지에 투자했다. 작년엔 한화임팩트의 자회사 한화임팩트글로벌을 통해 미국 유전자 치료제 개발 바이오텍 테쎄라테라퓨틱스에 자금집행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한화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관련 분야에서의 역할은 계속 들여다 보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는 평가다. 김 회장부터 이어진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가 후대로까지 이어지며 보다 진화한 '돈 되는 바이오'를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신약사업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일화는 누구나 알 정도로 상당한 의지와 관심이 있었다"며 "후대로 이어지며 다른 방식의 바이오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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