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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펀딩 생태계 점검]난이도 높아진 '딜 클로징', 자문사·주선사 실적도 부진⑩조단위 딜 실종에 외국계 IB 부진,인수금융 주선실적도 2016년 이래 최저

임효정 기자공개 2024-03-27 08:11:32

[편집자주]

수년간 이어진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드리운 그늘도 짙어졌다. 돈줄을 쥐고 있는 유한책임출자자(LP)는 잔뜩 움추러들었다. 펀딩 난이도가 한껏 높아진 상황에서 무한책임사원(GP)도 생존 전략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더벨은 찬바람이 거세진 펀드레이징 시장의 생태계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4: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레이징 난이도가 높아지자 딜을 완주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 때문에 운용사뿐만 아니라 조력자 역할을 하는 자문사의 실적도 덩달아 감소했다.

딜 클로징으로 성과보수를 챙겨야 하는 금융·회계·법률 자문사들의 고충은 한층 커졌다. 금리인상으로 인수금융 시장 역시 쪼그라들었다. 신규 인수금융 주선 건수도 줄어든 데다 그간 활발했던 리파이낸싱과 자본재조정(리캡) 역시 보기 어려워졌다.

◇빅딜 사라지자 자문사 실적 하락, '중소형딜 강점' 국내 회계법인 반사이익

금리인상 여파는 펀드레이징 난이도를 높였고, 이는 딜 종결성에도 차질을 빚었다. 빅딜은 물론 중소형 딜도 완주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이는 고스란히 자문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큰 변화는 국내에서 활약해온 외국계 IB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는 점이다. 조단위 빅딜이 줄어든 여파였다.

지난 10여년간 외국계 IB는 한두 개의 빅딜로 주관실적 상위권을 차지하곤 했다. 더벨 리그테이블의 금융자문 1위 자리 역시 2012년부터 줄곧 외국계 IB가 차지해왔다.

분위기가 바뀐 건 2022년부터다. 조단위 딜이 실종하면서 자문 실적 '0'를 기록한 외국계 IB가 늘어났고, 이는 집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결국 2022년 금융자문 1위 자리는 더벨 리그테이블 집계 10년 만에 비외국계 자문사가 차지하게 됐다.

반사이익을 얻은 건 국내 빅4 회계법인이다. 회계자문 영역을 장악한 국내 빅4는 빠르게 금융자문까지 확장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데다 글로벌IB 못지않은 업무 수행 역량을 갖추면서 회계법인에 대한 고객 만족도도 한층 높아졌다. 그 결과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삼일PwC가 금융자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금융자문 시장 내 지각변동이 일었다.

그렇다고 회계법인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금융자문 섹터가 신성장 동력으로 부각되면서 짧은 기간 내에 인원을 급격히 충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금리인상 등 변수로 인해 호황이었던 시장은 180도 달라졌다. 급격히 줄어든 M&A 거래를 사수하기 위해 수수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수금융 거래도 대폭 축소, 금리인상 여파 직격탄

인수금융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에서 이뤄진 바이아웃딜에서 PEF 운용사들의 인수금융 동원은 일종의 프랙티스(Practice)로 자리 잡았다. M&A 과정에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얻기 위해 인수금융을 활용해왔지만 금리인상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2019년 20조원을 돌파했던 인수금융 주선액은 2021년 27조원대로 최대 주선액을 경신했다. 이듬해인 2022년 역시 20조원대를 유지하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인수금융 주선사들이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수금융 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최근 4년간 20조원대를 유지했던 인수금융 주선 규모는 다시 10조원대로 주저앉았다. 2016년 이후 최저치다. 4% 안팎이었던 인수금융 금리가 8%대까지 급등하면서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인수금융을 활용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졌다.

신규 인수금융만 줄어든 건 아니었다. 고금리 시기 받았던 대출을 갚고 저금리로 다시 빌리는 자금 재조달을 추진하며 금융 비용을 줄이던 시대도 막을 내렸다. PEF 운용사들이 통상 투자금 회수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리파이낸싱과 리캡 딜은 금리 인상 여파에 위축됐다.

이 때문에 PEF 운용사들 역시 차입금을 증액하거나 이전보다 낮은 이자율로 변경해 LP에게 수익을 일부 회수하고 내부수익률(IRR)을 높이는 전략도 통하지 않게 됐다. 그간 인수금융 주선 실적 가운데 리파이낸싱 비중은 40% 안팎을 차지해왔다는 점에서 당분간 위축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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