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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재건 보고서]미국 월마트와 닮은 듯 다른 사업전략②온·오프라인 통합 '신세계 유니버스', 다시 짜는 로드맵 '신규 출점 재개'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09 08:24:54

[편집자주]

1993년 창동점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선도하며 성장의 역사를 써온 이마트가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해 이를 타개해나가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혁신 인사를 앞서 단행했다. 이마트의 재건을 위한 신세계그룹의 전략과 이에 따른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에 '이마트'가 있다면 미국에는 '월마트'가 있다. 사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총수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미국 체류 중 프라이스클럽과 월마트 등 창고형 점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993년 국내 최초의 대형마트를 개점시킨 것이 그 시작이다.

이마트는 점차적으로 점포를 증가시키는 가운데 1997년 IMF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곧 이마트의 매출로 연결됐다. 또한 도산한 업체가 매물로 내놓은 부지를 매입하면서 지점을 확대했다.

그러나 최근 이마트가 희망퇴직을 단행해야 할 만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마켓·에스에스지닷컴 등 이커머스 계열사가 존재하지만 온라인 시장이 이마트의 성장 정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월마트가 아마존으로 인해 만성 정체에 놓였던 2013년과 유사하다.

◇월마트 최연소 CEO 더그 맥밀런의 전략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질주에 오프라인 유통채널 강자인 월마트가 조만간 몰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2013년까지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월마트는 1966년생인 더그 맥밀런을 2014년 신임 전문경영인 대표(CEO)로 선임했다.

그는 대표 취임 후 "경쟁사 강점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100억달러 이상을 전자상거래 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매년 10억달러 가량을 온라인에 투자해 사이트와 결제방식, 배송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에서 픽업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16년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해 인기를 끌었던 제트닷컴을 33억달러에 인수, 2017년부터는 의류·액세서리 전자상거래업체 모드클로스, 아웃도어 의류업체 무스조, 남성복 기업 보노보스, 여성 속옷 판매업체 베어네세시티 등을 품에 안았다.

월마트의 이커머스 회원제 '월마트 플러스'(사진출처: 월마트 홈페이지)

오프라인 점포의 리뉴얼도 동시에 진행됐다. 주요하게는 점포 내 복도의 간격을 넓히고 선반 높이를 낮췄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픽업하는 '픽업 타워'와 '픽업 스테이션'을 설치한 후 재고관리·주문확인·환불제품수거와 같은 시스템을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월마트를 재도약시킨 더그 맥밀런은 현재도 CEO를 맡아 새로운 기술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온라인 쇼핑 피로감 해소에 AI 활용이 효과적"이라며 "올해 안에 월마트 앱을 통해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M&A 진통 '통합→각개전투', 미국과 다르다

이러한 월마트와 같이 신세계그룹 또한 대규모 인수합병(M&A)과 통합 전략을 필두로 재도약을 이뤄낼 계획이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신세계 유니버스'다. 2021년 이마트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지마켓 인수한 후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결하는 대통합 작업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계열사가 보유한 콘텐츠와 자산을 모두 연결해 고객에게 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시너지를 내기 위해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고객의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이 신세계에서 해결 가능한 유통환경을 의미한다.

수익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오프라인 채널을 상시 최저가로 운영하기로 했다. 온라인 채널은 중소형 PP센터(물류센터)를 통합해 자동화율이 높은 대형 PP센터로 이관시키고 지마켓과 시너지를 강화하는 거점 공동 활용 방안을 수립해나갔다.


대표적으로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참여하는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지난해 출시했다. 멤버십을 연동시켜 혜택을 확대하고 소비자를 유인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지난해 이마트 별도기준 매출은 15조1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여기에 영업이익도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약화됐다. 이마트의 종속기업 실적까지 포함된 연결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6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러한 여건에 놓이자 이마트는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등의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눈에 띄는 건 이마트와 쓱닷컴 등의 대표를 겸직했던 임원이 퇴임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간 통합 체제에 경계선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는 통합 대표를 필두로 한 바잉파워 제고에 나서되 이전과 달리 이커머스 영역까지 겸직시키기 않았다.

신임 이마트 대표로 선임된 한채양 부사장은 그동안 멈췄던 신규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하고 최소 5개 이상의 점포 부지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존 점포의 리뉴얼을 ‘신선식품’에 맞췄듯이 신규 출점도 이러한 콘셉트를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오프라인 점포의 입지와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한국은 이와 다르다"며 "이를 고려해 오프라인 점포만이 지닐 수 있는 신선식품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신규 출점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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